기아자동차가 6년 만에 플래그십 K9 신형을 출시하며 고급 세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플래그십 세단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수입 브랜드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내수 시장 수성을 위해 현대기아차가 고심하는 영역이다.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육성, 차별화 전략을 선택했다. 반면 기아차는 2세대 K9의 성공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자체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수입 브랜드에 정면 도전하며 시장 수성에 나선 두 차를 비교했다.

▲크기
기아차 K9 vs 제네시스 G80, 경쟁으로 시너지?
기아차 K9 vs 제네시스 G80, 경쟁으로 시너지?

더 K9의 크기는 길이 5,120㎜, 너비 1,915㎜, 높이 1,490㎜, 휠베이스 3,105㎜다. G80의 크기는 길이 4,990㎜, 너비 1,890㎜, 높이 1,480㎜, 휠베이스 3,010㎜다. 단순히 크기만으로 두 차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더 K9은 브랜드 최상위 플래그십이고, G80는 플래그십 EQ900의 동생 위치여서다. 두 차 모두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 세단과 비교해 크고 넓다는 사실을 강점으로 앞세우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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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K9은 가솔린 엔진 3종을 운영한다. 3.8ℓ 가솔린은 최고 315마력, 최대토크 40.5㎏·m의 성능을 발휘한다. 3.3ℓ 터보 가솔린은 트윈 터보차저를 탑재해 최고 370마력, 최대 52.0㎏·m의 힘을 낸다. 5.0ℓ 가솔린은 최고 425마력와 최대 53.0㎏·m의 토크다. 연료효율은 3.8ℓ 가솔린 복합 기준 ℓ당 9.0㎞(18인치 타이어, 2WD), 3.3ℓ 터보 가솔린은 ℓ당 8.7㎞(복합, 19인치 타이어, 2WD), 5.0ℓ 가솔린은 ℓ당 7.5㎞다(복합). 변속기는 자동 8단으로 동일하다.
기아차 K9 vs 제네시스 G80, 경쟁으로 시너지?
G80는 가솔린 2종과 디젤 1종을 준비했다, V6 3.3ℓ 람다 가솔린 엔진은 최고 282마력, 최대 35.4㎏·m의 성능을 발휘한다. V6 람다 3.8ℓ GDi 엔진은 최고 315마력 최대 40.5㎏·m의 힘을 낸다. 직렬 4기통 2.2ℓ e-VGT 디젤은 최고 202마력, 최대 45.0㎏·m의 성능을 인증 받았다. 변속기는 자동 8단을 맞물렸다. 연료효율은 모두 복합 기준으로 3.3ℓ 가솔린 ℓ당 9.1㎞(18인치 타이어, 2WD), 3.8ℓ 가솔린 ℓ당 8.7㎞(19인치 타이어, 2WD), 2.2ℓ 디젤은 ℓ당 13.8㎞다.

G80은 3.3ℓ 터보 가솔린을 G80 스포츠로 넘겨주며 역동성을 다소 양보한 모습이다. 동일한 3.8ℓ 엔진에서 연료효율은 더 K9이 다소 앞선다. 유류비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G80 디젤 트림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 두 차 모두 오너 드라이버가 많다는 특성 상 '국산 고급 세단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엔진과 서스펜션 반응, 스티어링 휠 감각을 조정하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가 대표적이다. G80의 경우 최근 3.3 트림에 G80 스포츠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를 추가했다.

▲상품성
더 K9과 G80 모두 다양한 고급 편의 및 안전품목을 탑재했다. 국내에서 생산, 판매하는 차의 장점이다. 다양한 트림과 선택지를 제안할 수 있어서다.
기아차 K9 vs 제네시스 G80, 경쟁으로 시너지?

더 K9은 첨단 운전자보조 패키지 '드라이브 와이즈', 12.3인치 UVO 3.0 고급형 내비게이션, 시퀀셜 방식의 방향지시등을 포함한 풀 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후측방모니터, 터널연동 자동제어, 하이빔보조, 운전자주의경고 등을 전트림 기본 탑재했다. 드라이버 와이즈는 차로유지보조, 전방·후측방· 후방·교차 충돌방지보조, 안전하차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으로 구성했다. 이 중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국내 지도를 기반으로 한 내비게이션과 연동, 곡선과 안전구간 진입시 자동감속 기능도 구현했다. 후측방에서 차 또는 사람이 접근하는 게 감지되면 클러스터 팝업과 경고음으로 탑승자에게 경고를 알리는 안전하차보조도 회사가 강조하는 기능이다.

여기에 실내는 '탑승객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이란 주제로 감성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플로어 콘솔, 전후석 플로어 공간, 도어트림 맵포켓 등 최대 16개 부위에 무드 조명 엠비언트 라이트를 배치했다. 센터페시아 부위에 위치한 버튼에 손을 가까이하면 버튼 조명이 밝아지는 인터랙티브 무드 조명이다. 팬톤 색채 연구소와 기아차가 공동 개발한 7가지 테마색상을 비롯, 64가지 색상 중 선택 가능하다.

아날로그 방식의 모리스 라크로와 시계, 고급 리얼우드가 적용된 크러시패드 및 도어트림, 유럽산 명품 천연가죽 소재가 리얼 스티치로 박음질된 시트, 크롬도금이 적용된 스위치,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 럭셔리 대형 세단으로서 품위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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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후석 특화 기능으로 전석 화면과 독립적인 후석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체 운행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후석 전체 경로 모드, 앞자리에서 뒷자리 온도와 바람 세기, 방향 등의 조절이 가능한 후석 공조 조절, 후석 암레스트에 위치한 무선 충전 패드에서 케이블 없이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후석 무선 충전 시스템 등을 배치했다.

G80 역시 첨단 운전자보조 패키지 '제네시스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을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후측방 충돌경고, 주행중 후방 영상 디스플레이 등 핵심기능을 3.3ℓ 전 트림에 기본 장착했다. 앞차 상황을 읽어 주행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적응형 크루즈컨트롤, 보행자 인식 기능을 추가한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차선을 스스로 유지하고 운전자 부주의 상태를 경고하는 주행조향보조 시스템과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 및 부주의 운전경보 시스템 등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도 광범위하게 적용했다.
기아차 K9 vs 제네시스 G80, 경쟁으로 시너지?

편의 품목으로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운전석만 잠금 해제하는 세이프티 언록, 애플 카플레이, 360도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 17스피커의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뒷좌석 듀얼 모니터 등을 지원한다.
기아차 K9 vs 제네시스 G80, 경쟁으로 시너지?

▲총평
K9과 G80은 경쟁 상대로 수입 브랜드의 최상위 기함보다 주력 제품군인 D세그먼트 급을 조준하고 있다. 일각에선 각 브랜드 안에서 포지션이나 크기, 파워트레인 등의 차이를 들어 다소 무리한 매칭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한다. 그러나 기아차는 K9과 G80는 단순히 가격대만 가지고 경쟁 구도를 만든 게 아니라고 설명한다. 고급 세단이란 제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오너 드라이버들에게 보다 높은 만족도를 주기 위한 선택지로 두 차를 제안한다는 것. 단순히 '크고 비싼 차'가 아니라 운전자가 직접 스티어링 휠을 잡고 느끼는 모든 경험에서 만족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생애 첫 차가 아니라 앞서 다양한 차를 타 본 사람들의 버킷 리스트에서 경쟁한다는 이야기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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