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 연봉 4000만원대에 취준생들 '눈독'…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
"이왕이면 연봉 4000만원이 넘는 급여 조건이 괜찮은 회사에 지원할 생각입니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현대·기아자동차 1차 협력사 채용 박람회.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한 이모 씨(28)는 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찾아 자동차 부품업체 두원공조, DRB동일 등 2곳의 채용 정보를 꼼꼼히 스마트폰으로 메모했다. 그는 "자동차 부품업체에 취업해도 전공(전자공학)과 맞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며 "면접을 잘봐 올해 꼭 취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용에 나선 두원공조와 DRB동일은 대졸 초임 연봉으로 각각 4370만원, 4000만원 조건을 제시했다. 연봉 외에 모집부문, 직무내용, 경력사항, 자격요건, 근무지 등 간단한 회사 정보를 소개하며 취업준비생들을 맞이했다.

행사장 곳곳엔 대기업 못지 않은 초임 연봉을 내세운 회사들이 많이 보였다. 경남 양산에 본사를 둔 성우하이텍도 마찬가지. 지난해 3조36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이 회사는 대졸 초임 연봉이 4400만원 선이다. 이 회사 김규영 인사노무팀장은 "수도권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박람회에 나왔다"며 "해외에 19개 사업장을 운영중이어서 자격 조건으로 외국어 실력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채용 박람회엔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 100여 개 업체들이 인재 잡기에 나섰다. 인팩의 설영일 경영지원실 부장은 "현장에서 1차 면접을 보고 추가 면접까지 끝나면 5월 중순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일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대·기아차가 협력사 채용 지원을 담당하고 자동차업계 고용 창출에 나서고 있는 채용박람회는 2012년부터 시작돼 올해 7회째를 맞았다. 협력사들이 채용 설명회와 상담을 진행하며 실제 채용으로 연결되도록 현대·기아차가 장소 제공은 물론 행사 기획 및 운영에 이르기까지 재정적인 지원을 전담하는 국내 대표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올해부터는 서울을 시작으로 안산(4월12일) 울산(4월27일) 광주(5월3일) 대구(5월15일) 창원(5월24일)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채용박람회 참여 협력사를 1차는 물론 2·3차(280여 개)까지 확대했다. 행사기간 중 안산과 울산에선 2·3차 전용 채용박람회로 열리는 게 특징이다.
학생들이 박람회 현장에서 인터넷으로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학생들이 박람회 현장에서 인터넷으로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현대·기아차는 해외 주요 지역에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1·2차 협력사들의 해외 동반진출을 적극 지원해왔다. 2000년 당시 41개사에 불과했던 해외 동반진출 협력사 수는 현재 772개사에 이른다.

중소 협력사들에게 이번 채용박람회는 현대·기아차 협력사라는 인지도를 활용해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또 구직자들에게는 경쟁력을 갖춘 유망 중소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협력사 동반성장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전국적으로 약 2만여 명의 청년 및 중장년 인재가 행사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양한 부대시설과 프로그램을 준비해 참여 업체와 구직자들의 만족도를 크게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협력사 채용박람회는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협력사의 우수인재 채용을 꾸준히 지원하며 청년 실업률을 낮추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