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설계사 3000여 명을 보유한 대형 보험판매대리점(GA)인 피플라이프 인수에 나섰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 의뢰해 지난달 말부터 피플라이프를 실사하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실사를 마친 뒤 이르면 다음달께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인수가격이 최대 3000억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GA 인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험업계로 확대하면 2013년 ING생명 인수에 이어 두 번째다. 2004년 설립된 피플라이프는 지난해 매출 1448억원과 영업이익 144억원을 올렸다.

'대형 GA' 피플라이프… MBK가 인수 추진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부터 피플라이프를 비롯한 대형 보험판매대리점(GA) 인수를 염두에 두고 물밑작업을 해 왔다. MBK파트너스가 GA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것이 보험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1일 “피플라이프의 일부 지분을 사들여 이익을 가져가려고 했던 것이 MBK파트너스의 당초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올 들어 방침을 바꿔 피플라이프의 경영권을 넘겨받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BK파트너스가 피플라이프 규모를 키운 뒤 매각하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삼성생명 출신인 현학진 대표가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한 피플라이프는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GA업계 10위권이다. 피플라이프가 일반 개인 고객에게도 알려진 것은 피플라이프재무설계를 자회사로 설립한 2013년이다. 당시 피플라이프는 배우 조인성을 모델로 내세우고 공중파 광고도 내보내는 등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지난해 6월엔 피플라이프재무설계를 합병해 소속 설계사만 3000명에 육박하는 대형 GA로 발돋움했다.

ING생명을 제외하면 국내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MBK파트너스가 보험업계 공략에 나선 또 다른 이유로 분석된다. MBK파트너스는 유통업체인 홈플러스와 케이블방송 사업자 딜라이브, 렌털업체인 코웨이, 스포츠의류업체 네파 등의 지분을 잇따라 인수했지만 아직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3년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ING생명은 지금까지 기업공개(IPO)와 배당금을 통해 투자금을 대부분 회수했다.

연내 ING생명을 매각하면 이 매각자금은 고스란히 MBK파트너스의 수익이 된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ING생명 지분(59.15%)의 시가는 2조16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최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