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부터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는 경증 만성질환자도 최근 2년간 약 복용만 했을 뿐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삼성화재 한화손보 흥국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보 DB손보 등 7개 보험사가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다음달 2일 출시한다고 30일 발표했다. NH농협손보는 이 상품을 다음달 중 출시할 계획이며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도 올 상반기에 내놓기로 했다.

다음달 신규 출시되는 실손의료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일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던 유병력자에게 가입 자격을 대폭 완화해줬다는 점이다. 기존 실손의료보험은 최근 5년간의 치료 이력과 중대질병 발병 이력을 심사해 수술·투약 등 진료기록이 있으면 사실상 가입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은 최근 2년간의 치료 이력만 심사하며 투약 여부는 제외된다. 발병·치료 이력을 심사하는 중대질병도 기존 10개에서 암 1개만 심사하는 것으로 축소했다.

이 상품은 대다수 질병·상해의 입원과 통원 외래진료를 보장해준다. 입원 의료비는 하나의 질병·상해당 5000만원이 한도다. 통원 외래 의료비는 회당 20만원 한도로 연간 180회를 보장한다.

다만 일반 실손의료보험과 달리 병원에 통원하며 의사에게 처방받는 약제 비용은 보장하지 않는다. 과도한 보험료 상승을 막기 위해 보장 대상 의료비 중 가입자가 부담하는 금액의 비율은 30%로 설정했다. 또 가입자가 입원 1회 10만원, 통원 외래진료 1회 2만원을 부담하도록 최소 자기부담금을 설정했다.

월 보험료는 만 50세 기준으로 남성은 3만5812원, 여성은 5만4573원 수준이다. 가입 연령은 질병·상해 보장 모두 노후 실손의료보험과 같은 수준인 보험 나이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다음달부터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을 포함해 모든 실손보험 상품을 단독상품으로 분리·판매하도록 규정했다. 실손보험을 다른 상품에 끼워 파는 행위를 금지한 것이다.

강경민/정지은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