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는 ‘KT&G 아시아 대학생 창업교류전’ 행사가 30일 서울 중림동 한경 본사 다산홀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12개국 130여 명의 대학(원)생과 행사 관계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는 ‘KT&G 아시아 대학생 창업교류전’ 행사가 30일 서울 중림동 한경 본사 다산홀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12개국 130여 명의 대학(원)생과 행사 관계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30일 열린 ‘2018 KT&G 아시아 대학생 창업 교류전’에선 생활 밀착형 창업 아이템이 쏟아졌다. 총 19개 팀 중 3개 팀을 제외한 학생들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한 창업 아이디어를 내놨다. 환경오염 인종차별 음주운전 사고 등 사회 문제 해법을 제시하는 등 주제도 다양해졌다. 블록체인 증강현실(AR)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기술을 활용한 톡톡 튀는 창업 아이디어도 다수 출품됐다.

◆생활밀착형 아이디어

한국팀은 구강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배수구’를 출품해 특별상을 받았다. 양치한 뒤 치약 거품을 뱉으면 센서를 내장한 배수구가 화학 성분을 분석해 구내에 질병이 있는지 알려준다. 예컨대 충치가 생기면 배수구에 설치된 LED(발광다이오드)가 빨간색으로, 구내염이 있으면 파란색으로 변하도록 했다. 진료 받을 필요가 있을 정도로 심각해지면 가까운 치과를 예약해주는 기능도 넣었다. 한국팀은 “대부분 아시아 국가에서 치과 의료비가 급증하고 있다”며 “구내 질병을 조기 발견하면 의료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올해 처음 대회에 참가한 우즈베키스탄팀은 스마트 유아용 침대 ‘에기배’로 은상을 받았다. 달걀 모양의 에기배는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똑똑한 기능을 적용했다. 소음을 차단해주고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준다. 잠든 아기가 깨면 앱으로 알려주고, 울면 흔들어준다.

대만팀은 음주운전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차량 안전 시스템’을 내놨다. 차량 핸들에 내장된 유도 코일과 적외선 센서 등이 운전자의 심장 박동 수와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한다. 운전자가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되면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연동된 스마트폰 앱은 대리운전, 콜택시 등을 연결해준다. 대만팀은 “각국 정부가 이 시스템을 장착한 자동차 생산을 독려하면 음주운전 사고 발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나 렌터카 등부터 도입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치약 거품 뱉으면 배수구 센서가 구강건강 진단 … 치과 예약도 '척척'
◆환경오염 해법 제시도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닐봉지를 쓰지 않는 마트를 제안한 팀도 있었다. 또 다른 대만팀은 ‘팩 프리 슈퍼마켓’을 선보였다. 이 슈퍼마켓 이용자는 온라인 마트에서 미리 필요한 양의 식료품 등을 주문하고 결제한 뒤 직접 용기를 가져가 담아와야 한다.

공군 장병으로 구성된 또 다른 한국팀은 식품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블록체인 직거래 플랫폼 ‘혁신 푸드 시스템’을 출품했다. 한국팀은 “이 시스템을 통해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면 소비자는 출처가 분명한 신선하고 안전한 식품을 싸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국제 대학생 창업 교류전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대학생 창업경진대회이기도 하다. 각국의 창업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의 장이다.

“출품작 수준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였다. 심사를 맡은 이재진 US컨설팅 부사장은 “상황극을 연출하는 등 발표 기술이 발전하고 창업 의지와 열정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이우상/조아란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