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다.

국토교통부는 29일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에 대해 조건부로 승인하기로 했다. 이로써 모든 준비를 마친 두 회사는 최종 협의를 거쳐 올 상반기 안에 조인트벤처를 공식 출범한다. 조인트벤처는 한 회사처럼 공동으로 영업·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동맹이다. 출발 및 도착 시간 등의 스케줄은 물론 재무적인 성과도 공유하게 된다.

양사는 미주지역 290여 개 도시와 아시아 지역 80여 개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태평양 노선 스케줄을 조정할 계획이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포함한 핵심 허브 공항에서도 시설을 일원화해 협력을 강화한다.

국토부는 양사 간 협력으로 소비자 편익이 증대되고 인천공항이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조인트벤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단서를 달았다.

한·미 노선 전체 공급 좌석을 현 상태로 유지하는 조건이다. 조인트벤처를 앞세워 일부 단독 노선의 공급 좌석을 줄이면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매년 소비자 혜택과 항공요금 자료를 제출받아 철저한 사후관리에도 나선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번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시행으로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스케줄이 다양해져 소비자의 선택지가 한층 넓어지게 됐다”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항으로 양사 고객에게 일원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까지 조성돼 새로운 환승 수요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