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012년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출범시킨 현대라이프생명의 경영권을 6년 만에 사실상 포기하기로 했다.

▶본지 2017년 11월7일자 A1, 3면 참조

6년 연속 적자 현대라이프… 현대車그룹, 경영서 손뗀다
현대라이프의 2대 주주인 현대모비스는 28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라이프에 대한 유상증자에 불참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3000억원 규모의 구(舊)주주 배정 방식이다. 당초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모비스(지분 30.28%)와 현대커머셜(20.37%)은 1대 주주인 대만 푸본(富邦)생명보험(48.62%)과 각자 지분율에 따라 자금을 수혈하기로 지난해 12월 잠정 결정했다. 푸본생명이 1500억원, 현대모비스와 현대커머셜이 각각 896억7000만원과 603억3000만원을 출자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대내외 여건을 감안해 본업인 자동차부품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는 것이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라이프 경영권을 포기한 것은 현대라이프가 2012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경영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라이프는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뒤 누적순손실이 2270억원(지난해 상반기 기준)에 달한다. 매년 누적된 적자에 따라 현대라이프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48.0%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밑돈다.

현대모비스의 유상증자 불참 결정에 따라 발생한 실권주는 푸본생명과 현대커머셜이 전량 인수할 예정이다. 다만 푸본생명이 다음달 이사회를 앞두고 있어 아직 실권주 배분 비율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김순신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