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한경DB)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한경DB)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사업부문의 분할합병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순환출자 해소, 대주주 책임 및 투명경영 강화가 주요 내용인 지배구조 개편이 그동안 저평가됐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현대모비스는 8일 이사회를 열어 투자·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글로비스도 이날 이사회에서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된 모듈·AS부품 사업 부문과의 합병을 결의했다.

이번 출자구조 재편은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지배구조 개편 차원의 그룹사와 대주주간 지분 매입·매각을 통한 순환출자 완전 해소 등으로 이뤄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해당 그룹사의 본원적 미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며 "대주주가 출자구조 재편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 이후에도 지난 2월 발표한 잉여현금흐름(FCF) 20~40% 수준의 배당정책을 지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기존 주주는 이번 분할합병으로 주식 1주당 현대글로비스 신주 0.61주를 추가로 배정 받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대주주의 책임 및 투명경영 아래 그룹 내 리더십을 발휘하는 등 위상 자체가 달라진다. 보다 빠른 의사결정은 물론 지배구조 안정화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글로비스도 분할합병 이후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한 주주친화적 배당정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사업구조 개편으로 당장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데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높은 사업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아자동차는 현대모비스 지분 대신 완성차 지원과 서비스 분야에서의 성장성이 기대되는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의 경우 그룹 경영권 핵심 지분으로 사실상 유동화 자체가 불가능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출자구조 재편으로 해당 기업들의 사업 역량이 한층 강화되고 주주 친화 정책이 보다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