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2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자금난 해소 방안을 논의한다. 현금이 거의 바닥난 한국GM은 다음달까지 희망퇴직자 위로금 등 6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한국GM "현금 바닥 났다, 자구案 노사합의 절실"… 28일 긴급 이사회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최근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 새로 구성된 이사진에 긴박한 자금 상황을 알리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한국GM은 최근 이사진 열 명 중 절반인 다섯 명을 교체했다. 제너럴모터스(GM) 남미법인 및 재무담당 출신 등 구조조정 전문가로 새 이사진을 채웠다.

카젬 사장은 이사진에 “다음달 임직원 월급과 협력업체 부품 대금을 주고 나면 보유현금이 바닥날 것”이라며 “다음달까지 6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은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 2500명에게 다음달 말까지 1인당 평균 2억원 안팎의 위로금(총 5000억원)을 줘야 한다. 아직 지급하지 못한 지난해 성과급의 절반(700억원)도 다음달 초까지 나눠 줘야 한다. 다음달까지 약 1조7000억원의 차입금 만기도 돌아온다. 차입금은 만기 연장을 하더라도 위로금과 성과급 등 5700억원은 반드시 융통해야 한다.

한국GM 이사회는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달 GM 본사와 산업은행에 단기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GM(지분율 76.96%)과 산은(17.02%) 등 주요 주주에 지분 비율대로 5000억원가량을 빌려달라고 요청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GM과 산은은 자구안에 대한 노사 합의가 이뤄져야 단기 운영자금을 빌려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 26일 노조 측에 “이달 말까지 노사 잠정 합의가 없으면 회사가 부도날 가능성도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복리후생 비용(연 3000억원) 절감을 핵심으로 한 자구안 노사 합의는 GM의 신차 배정과 중장기 투자(10년간 28억달러) 확약과도 맞물려 있다. 이사회는 부평공장 등 부동산 가치를 재평가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엥글 사장은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와 이동걸 산은 회장 등을 잇달아 만났다.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검토 및 산은의 실사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엥글 사장은 정부 관계자들에게 자구안 합의를 위해 노조를 설득해달라는 요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다음달 20일께 한국GM에 대한 투자 계획을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장창민/박신영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