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통신장비 업체 상품 구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해 중국 화웨이(華爲)와 ZTE(중싱<中興>통신)를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은 26일(현지시간) 통신사와 브로드밴드 기업이 85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프로그램인 보편적 서비스 기금(USF)을 이용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업체의 장비를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일부 지방이나 통신망 접속 곤란 지역 내 서비스와 도서관·학교 서비스, 저소득 소비자의 전화 서비스 지원 프로그램 등이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FCC는 다음 달 17일 파이 의장의 제안에 대해 첫 표결을 할 예정이다.

파이 의장은 라우터와 스위치 등 미국 통신장비 네트워크에 진입할 숨겨진 뒷문이 적국 정부에 바이러스 투입, 서비스거부(DoS) 공격, 데이터 도둑질 등의 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 의장은 해당 국가나 업체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23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의 간첩 위협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에 공감한다고 밝힌 적이 있는 점에 비춰 화웨이와 ZTE 등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파이 의장의 제안은 톰 코튼(아칸소),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등 공화당 소속 두 상원의원이 지난달 스파이 행위 가능성을 이유로 화웨이나 ZTE의 통신장비를 구매하거나 임차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미 상원에 발의한 데 이어 나왔다.

앞서 화웨이는 올해 초 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 등과 손잡고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10을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려 했지만 국가안보 우려를 제기한 미국 정부의 입김에 계획이 백지화됐다.

화웨이는 1월 말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에서도 퇴짜를 맞았으며 지난주에는 미국 최대 가전제품 소매업체 베스트바이로부터 자사 제품 판매 중단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중국 화웨이에 장벽 높인다… 연방통신위도 규제 추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