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처음…주택가격전망 하락 폭, 작년 8·2 대책 후 최대
무역전쟁·구조조정에 소비심리 4개월째 하강
미국 통상 압박 증대, GM사태, 구조조정 등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4개월 연속 하강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8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1이다.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12월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4개월 내리 악화된 것은 2010년 12월∼2011년 3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구제역, 저축은행 사태, 동일본 지진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

다만 지수 자체가 아직 100을 넘고 있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인 상황이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봄 이후 소비자심리지수가 올랐다가 올해 들어 조정되는 측면이 있다"며 "7년 전에는 소비자심리가 총 15.2포인트 내렸지만 이번에는 3.9포인트로 하락 폭 자체도 작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이유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GM 군산공장 폐쇄, 조선업계 구조조정 이슈를 들었다.

반면 유가와 주택 전세가 하락, 주가 상승 등은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폭을 제한한 요인으로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2개가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CSI(87), 향후경기전망CSI(97)이 전월보다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현재생활형편CSI(95)은 1포인트 상승했고 생활형편전망CSI(102), 가계수입전망CSI(103), 소비지출전망CSI(108) 등 3개 지수는 전월과 수준이 같았다.

이외에 주택가격전망CSI는 107로 한 달 사이 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작년 8·2 부동산 대책 발표 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강화한 대출규제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등이 도입됐고 다음 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을 앞두고 주택 공급 과잉 우려가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임금수준전망CSI는 2포인트 하락한 121을 나타냈다.

지난 1월 최고(126)를 기록한 이후 조정세가 이어진다.

취업기회전망CSI(94)는 1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작년 12월(102)을 끝으로 올해 1∼3월 내내 90대에 머물고 있다.

금리수준전망CSI(127)는 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인 물가인식은 2.5%로 전월과 같았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을 반영한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한 달 전과 같은 2.6%였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1년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복수 선택)으로 공업 제품(51.5%), 공공요금(45.9%), 농·축·수산물(33.8%) 순으로 꼽았다.
무역전쟁·구조조정에 소비심리 4개월째 하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