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노조, 지난주 면담서 더블스타 자본유치 수용 약속해놓고 번복"
'3·30 시한' 재차 못박아…"합의 안되면 상장폐지→법정관리→청산 수순"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더블스타 자본을 유치하는 데 대한 금호타이어 전체 직원의 찬반 투표를 26일 제안했다.

더블스타 자본을 유치할 경우 우리사주조합이나 개별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고, 금호타이어가 자사주를 사들여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하는 등의 유인책도 제시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조의 무조건적인 더블스타 외자 유치 반대 입장이 금호타이어 전체 구성원의 의견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같이 제안한다고 밝혔다.

생산직 노조가 더블스타 자본유치에 반대하면서 총파업에 돌입한 반면, 일반 사무직은 더블스타 자본유치가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찬성 입장을 보이는 등 금호타이어 내 의견이 갈리는 점을 염두에 둔 최후 제안이다.

금호타이어 자율협약이 오는 30일 중단되고, 이후로는 상장폐지를 거쳐 법정관리로 들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한 긴급 제안이라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지역경제 및 협력사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은 차치하더라도, 노조원 및 직원 그리고 그 가족의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노조원 및 직원들이 스스로 결정할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제안한 찬반 투표가 법적 구속력은 없다.

다만 투표 결과 반대 우위로 나올 경우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반대하면 저희가 더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더블스타 자본유치가 성사될 경우 우리사주조합 또는 개별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고, 금호타이어가 자사주를 취득해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하는 등 "직원의 동기 부여와 노사 상생 발전을 위한" 보완 조치도 내놨다.

더블스타도 이런 방안에 동의했으며, 스톡옵션과 자사주 출연의 실행 시기, 한도, 내용, 절차 등은 더블스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이 회장은 전했다.

그는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와 장기 발전방안 수립 등을 논의하는 미래위원회(가칭)를 설립하고 경영 투명성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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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타협안에 대해 노조는 지난 22∼23일 광주를 찾은 이 회장과 더블스타 차이융썬(柴永森) 회장 등을 만나 구두로 합의했지만, 이튿날 총파업 행사에서 다른 국내 업체의 인수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약속을 어겼다고 이 회장은 주장했다.

노조가 더블스타의 자본유치를 수용하는 대신 미래위를 구성하고 자구 계획의 조속한 합의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26∼27일 발표하면 29∼30일 노조원 투표에 부치기로 했었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어제 공동선언문 초안을 노조에 송부하고, 동일 자정까지 최종 의견을 요청했으나, 금호타이어 노조가 3월 24일 총파업 당시 국내 업체 인수 가능성 등을 언급하고, 3월 25일 자정까지 (초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노조를 비판했다.

이 회장은 노조 일각에서 나온 다른 업체의 인수 타진설에 대해 "3월 2일 더블스타와 외자 유치 공개 이후 국내 어떤 기업과도 국내 투자유치를 위해 접촉한 바 없으며, 국내 어떤 기업으로부터도 투자 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달 30일이 움직일 수 없는 노사 합의 시한이며, 이날을 지나면 자율협약 절차가 중단되고 대규모 채권 연체와 상장폐지가 이어지면서 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고 한 이 회장은 "상장 폐지되면 자연스럽게 법정관리 수순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며 "제 의지와 상관없이 3월 30일은 시한"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법정관리 이후 시나리오를 묻는 말에 "저희는 구체적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지 않고 있다.

저희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법원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회생보다는 청산 쪽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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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