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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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두 번째 임기에는 가계 빚과 한·미 금리역전, 미국발(發) 무역전쟁 우려 등 대내외 험난한 변수가 가득하다. 총재 연임으로 중립성이 강화된 만큼 높아진 기대에 맞춰 한은 조직을 혁신하고 중앙은행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25일 한은 등에 따르면 이 총재는 당장 조직을 크게 개편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일단은 공석인 부총재보 충원 등 보강인사를 하고 4년 임기에 맞춰 긴 호흡으로 체질개선과 전문성 제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임기를 시작하는 이 총재에게는 우선 10년 7개월 만에 역전된 한·미 정책금리 차이가 큰 부담이다.

자본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도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문제는 미국은 경기 개선세에 힘입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금리 인상 여건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내수경기가 살아나 그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모습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 만큼 억지로 떠밀려 금리를 올리면 충격이 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 전운이 짙어지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자칫 한국 경제 성장세를 이끈 수출이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신흥국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145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금리를 올리기도, 그렇다고 안 올리기도 어렵게 하는 골칫거리다.

늘어나게 뒀다간 어느 날 폭탄 터지듯 문제가 일시에 불거질 수 있다. 금리를 올려 증가세를 잡자니 취약차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일지 우려된다.

임기 중 금융통화위언회 구성이 바뀌는 점도 부담이다. 5월엔 함준호 위원이 임기만료이고 2020년엔 4명이 동시에 바뀐다. 부총재 임기도 2020년까지다.

이 총재는 쓴소리하는 역할과 정부 정책 공조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점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 이 총재는 비어있는 부총재보 자리를 채우는 보강인사 등을 다음달께 한 뒤 구체적인 2기 구상은 6월 창립기념사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