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협상·美中 무역전쟁 동맹 확보 위해 관세 유예한 듯

미국이 한국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 대해 협상 기간 관세를 유예하기로 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이들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통한 무역적자 축소,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 동맹국 확보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화를 더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캐나다, 멕시코, 호주,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6개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해 관세 부과를 잠시 중단(pause)하기로 했다.

미국은 4월 말까지 이들 국가와 관세 면제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한국, 캐나다, 멕시코 3개 국가는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FTA에서 양보를 받아내는 게 목적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진행 중인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 일찌감치 NAFTA에서 '공정한' 결과를 얻으면 이 두 국가를 면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21일(현지시각) 미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한미FTA를 개정하는 절차에 있기 때문에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U는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으며 최근 관세 등 무역 문제에 대한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미국과 시작했다.

미국은 관세 면제 조건으로 EU가 미국이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데 공조할 것을 요구하는 등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동참할 동맹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이며 대미 철강 수출 규모가 크지 않다.

주요 철강 수출국인 브라질은 보복 위협과 양국의 우호 관계를 내세워 관세 면제를 설득해왔다.

미국이 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밝힌 국가에 또 다른 동맹인 일본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는 아직 협상이 그만큼 진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전문가는 "일본은 서둘러서 주고받거나 협상을 빨리 끝내려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집요하기 때문에 분명 협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미국의 주요 우방인 데다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에 필요한 국가라 결국 면제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20일 "제외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 철강관세 유예국에 한국·EU 들어가고 일본 빠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