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타닉 해비타트 제공

보타닉 해비타트 제공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이쯤 되니, 겨우내 집 안에 있던 화분들은 따뜻한 햇살을 받기 위해 테라스나 창가 쪽으로 옮겨진다. 집에 식물이 없다면 소박한 ‘다육이’ 하나 정도는 테이블 위에 올려 두고 싶은 계절이다.

어쩌면 올해 인테리어 트렌드로 식물을 뜻하는 플랜트(plant)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 플랜테리어가 급부상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누구나 집에 화분 하나, 하다못해 가짜 화분 하나 정도는 있기 때문이다.

거창한 말로 플랜테리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뿐 우리는 특히 한국 사람들은 모두 플랜테리어를 오래전부터 실천하는 트렌디한 이들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최근 플랜테리어는 왜 각광을 받으며, 유행의 반열에 올랐을까.

보태닉 디자이너인 김한나 보타닉 해비타트 대표는 그 원인으로 디자인적 측면에서 식물을 인테리어 요소로 접근한 것을 꼽았다. 김 대표는 “기존 실내 조경에서 식물은 가정주부의 취미쯤으로 생각되거나 개업이나 승진할 때 받는 천편일률적인 제품이 주를 이뤘습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식물의 미학적 역할이 두각을 보이면서 플랜테리어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보편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고 설명한다.

한겨울에도 전국을 강타한 미세먼지는 플랜테리어가 트렌드에 오르게 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김 대표는 “실내 공기의 질을 가장 친환경적으로,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식물이라는 걸 많은 사람이 인식하고 있다”며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이나 환기가 어려운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공기청정기보다 공기 정화 식물을 찾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이 향유하고 있는 공간을 드러내며 개성과 감각을 표현하는 요즘의 흐름도 언급했다. “손쉽고 간단하게 플랜테리어의 느낌을 줄 수 있는 몬스테라나 야자 잎 혹은 책상이나 테이블 위에 놓을 수 있는 소형 화분이 인기를 얻고 있어요. 실제 식물이 아니더라도 식물 프린트로 싱그러운 느낌을 지닌 포스터나 에코백 등의 구매도 많은 편입니다.”

올해 인테리어 트렌드로 떠오른 키워드, 과감함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 올해는 깔끔함과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던 스칸디나비아풍의 인테리어, 소박하고 정갈한 삶을 지향하는 킨포크식 라이프스타일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명이나 오브제에 메탈릭한 골드나 로즈 골드 소재를 활용해 화려함을 더하거나 배관과 철근이 그대로 드러나는 천장, 거친 벽면과 바닥을 노출시킨 인더스트리얼풍 디자인이 올해 인테리어를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차가운 메탈이나 잿빛 실내 공간에 따스함을 가미하는 플랜테리어 또한 부상하고 있는 것. 특히 과감함이라는 트렌드에 맞춰 큼직한 화분이 유행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플랜테리어가 유행이라고 하지만 막상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살아 있는 식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식물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작업이다. 김 대표는 환경적 측면, 관리적 측면, 그리고 디자인적 측면을 꼼꼼히 따져 식물을 들일 것을 조언한다. 환경적 측면은 공간에 맞는 식물을 선정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일조량, 습도, 온도 등 식물이 놓일 공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해를 좋아하는 식물인지, 지하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에 맞춰 식물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리적 측면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성향에 따라 식물을 선정하는 것이다. 식물을 관리할 시간이 부족한 싱글족은 물을 주지 않아도 되고 환경에 민감하지 않은 식물을 골라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적 측면. 식물이 놓일 공간과 전체 인테리어의 조화를 고려하는 것이다. 집 안에 혹은 책상 위에 덩그러니 화분 하나를 올려놓는 게 아니라 플랜테리어는 말 그대로 식물을 통해 감각이나 개성을 인테리어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동찬 한경머니 기자 cks8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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