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왼쪽부터), 임진구 SBI저축은행 대표, 정진문 SBI저축은행 대표, 이계천 유진저축은행 대표.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왼쪽부터), 임진구 SBI저축은행 대표, 정진문 SBI저축은행 대표, 이계천 유진저축은행 대표.
‘호(好)실적’을 등에 업은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달아 연임에 성공하고 있다. 주주들은 작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CEO들이 올해 법정 최고금리 인하,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의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을 잘 헤쳐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신한저축은행은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어 김영표 대표의 3연임을 확정할 계획이다. 2015년부터 신한저축은행을 이끈 김 대표는 내년 3월까지 1년간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신한저축은행은 지난해 2016년(125억원)보다 34.4% 늘어난 16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012년 토마토저축은행을 인수해 영업을 시작한 뒤 최대 실적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은행과의 연계 영업을 강화해 비용을 줄이고, 중금리 대출 등 서민금융회사로서 역할을 다하다 보니 저축은행 실적이 개선됐다”며 “지주계 저축은행 최초로 작년 7월 대출자산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의 성과를 올린 것도 연임에 힘을 보태지 않았겠냐”고 귀띔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임진구 대표(IB부문)와 정진문 대표(리테일부문)도 사상 최대 실적을 앞세워 지난 20일 각각 4연임과 3연임에 성공해 2019년 3월까지 회사를 이끌게 됐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88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린 2016년(740억원)보다 20.1% 늘어난 수치다. 임 대표가 이끌고 있는 IB부문에서만 450억원가량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업 영역을 해외 부동산 투자 등으로 넓힌 것은 물론 최저 연 6.9%로 빌려주는 중금리 대출을 선보이는 등 시장을 선도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며 “실적은 물론 각각의 대표가 해당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인 점도 연임을 결정하게 된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부터 유진저축은행(옛 현대저축은행)을 경영하고 있는 이계천 대표도 22일 주주총회에서 4연임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 1년이다. 이 대표가 지난해 현대저축은행 인수전에 휘둘리지 않고 견실하게 회사를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다. 유진저축은행은 지난해 2016년(375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38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유진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2016년보다 79억원 더 쌓은 것을 고려하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며 “이 대표의 내실 경영이 유진그룹에서도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