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2001년 금리역전 땐 '쇼크' … 2005~2007년엔 오히려 달러 유입
과거 두 차례 사례 살펴보니
"대규모 자본유출 방아쇠는 금리차보다 경제 펀더멘털"
정부와 한국은행도 “대규모 자본 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자본 유출입이 단순히 금리 차에 의해서만 이뤄지진 않는다”며 “국내외 경기·물가 상황 등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환율과 국제금융시장의 흐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현재 한국의 상황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 두 차례 금리 역전 경험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첫 번째 금리 역전기는 1999년 6월부터 2001년 3월까지다. ‘닷컴 버블(거품)’로 시장이 과열되자 미국 중앙은행(Fed)은 1999년 5월부터 2000년 6월까지 금리를 연 4.75%에서 6.50%까지 끌어올렸다. 2000년 2월 한은이 콜금리(당시 기준금리)를 연 5.0%로 인상했지만 미국의 뒤를 쫓기엔 버거웠다. 경기 둔화 조짐에 Fed가 2001년 1월부터 3월까지 금리를 연 1.5%포인트 끌어내리며 금리 역전은 끝났다. 22개월의 금리 역전 기간 국내 채권시장에서 24억달러가 빠져나갔고 코스피지수는 40.7% 하락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이 기간 자금 유출은 금리 역전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화부채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금리 역전은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25개월간 계속됐다. 금리 차는 한때 1.0%포인트에 달했다. 닷컴 버블 붕괴로 무너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 Fed가 2003년 금리를 연 1%까지 인하하자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냈다. 그러자 2004년 6월부터 2년간 17회에 걸쳐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이후 2007년 9월 Fed가 0.5%포인트 금리를 내려 한국(연 5.0%)보다 낮아졌다.
이 기간엔 국내 채권시장에 오히려 293억달러가 유입됐고, 코스피지수는 75.2% 상승했다. 금리 역전보단 2003년 카드사태 이후 국내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든 영향이 자본 유출입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많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