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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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시장 예상에는 부합했지만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20~2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1.5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 금리 상단이 한국 기준금리(연 1.50%)보다 높아지는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여기에 금리인상이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신호가 감지됐다. Fed는 올해 연간 3차례 금리인상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4차례 금리를 인상하자는 의견이 FOMC 위원 15명 가운데 절반 수준인 7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Fed는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기존 2.7%에서 2.9%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기준금리 인상횟수를 기존 2차례에서 3차례로 늘린 것이다.

이 총재는 "점도표를 보면 올해 전망은 종전과 부합하고 내년(인상 횟수)은 상향 조정됐다"며 "국내 금융시장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경계심을 늦추진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부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종전보다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시장 불안 상황이 온다면 여러 가지 정책 수단을 통해서 시장 안정화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된 데 대해선 "언제까지 무방할 지 예단해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최근 외국인 채권 매도가 이어진 부분은 내외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유출로 보기엔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5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데 대해 "변수가 많다"며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 미국 금리 등을 두루 고려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이 총재는 이날 오전 부총재보, 외자운용원장, 조사국장 등이 참석하는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다. 앞서 한은은 금융시장 변수가 생겼을 경우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을 열었으나 이번에는 한미 금리 역전 우려가 커진 점을 고려해 총재 주재 회의로 격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