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칠봉 SM상선 사장(가운데)과 왕하이민 코스코 컨테이너라인 사장(오른쪽) 등 양사 경영진은 지난 15일 중국 상하이 코스코 본사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M상선 제공
김칠봉 SM상선 사장(가운데)과 왕하이민 코스코 컨테이너라인 사장(오른쪽) 등 양사 경영진은 지난 15일 중국 상하이 코스코 본사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M상선 제공
SM상선이 글로벌 3위 해운회사인 중국 코스코(COSCO)와 포괄적 협력을 추진한다. 현대상선의 거부로 협업이 좌절된 SM이 해외에서 파트너를 찾은 것이다.

SM상선은 중국 국영선사 코스코와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칠봉 SM상선 사장은 지난 15~16일 중국 상하이 코스코 본사를 방문해 왕하이민 코스코 컨테이너라인 사장 등 경영진을 만나 공동운항 등의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황샤오원 코스코그룹 해운담당 부회장은 “선복량 규모에서 양사 간 격차가 있지만 규모 자체가 협력 관계를 규정짓는 잣대는 아니다”며 “SM상선과도 필요한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글로벌 해운시장 얼라이언스(동맹) 체제와 시황 등을 고려해 협력체계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첫 단계로 아시아 노선에서 공동운항 등 협력체제를 검토할 예정이다. SM상선은 아직 선박을 투입하지 않고 선복 구매로 운영 중인 인도 노선에서 양사 간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양측은 중장기적으로 미주를 포함한 원양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나가기로 합의했다.

코스코는 2016년 중국 정부의 원 차이나 해운전략에 따라 차이나시핑과 합병하면서 중국 최대 선사가 됐다. 지난해에는 홍콩 OOCL까지 흡수합병해 선복량 26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세계 3위다.

SM상선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컨테이너부문을 인수한 SM상선이 과거 한진해운과 코스코 간 협력체제를 복원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SM상선은 현대상선에 미주 노선 공동 운항 등을 제안했지만 현대상선은 “혼자 뛰기도 버거운데 함께하는 것은 무리”라며 거부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