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보호관세 폭탄… 미국 경제에도 도움 안돼"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마틴 펠드스타인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사진)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관세가 (세계 경제는 물론) 미국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미국과 세계 경제’를 주제로 한 세계경제연구원 초청강연 직후 기자와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한 건 중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무역전쟁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건 실수”라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며 자유무역을 옹호한 것이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강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기저에는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 경제에 대해선 “굉장히 좋은 상황이지만 취약 요인도 있다”며 “지난 10년간 초저금리에 따른 자산가격 거품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특히 “S&P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과거 추세보다 70% 정도 높다”며 “(거품이 꺼져) PER만 정상화돼도 가계자산이 10조달러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시 조정으로 가계지출이 감소하면 미국 경기가 단기적으로 침체에 빠질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좀 더 빨리 올렸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올해 기준금리를 3~4회 올려야 연 2% 수준인데 그래봐야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는 제로(0) 수준”이라고 했다. Fed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조치와 관련해선 “법인세 인하로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번 돈을 미국으로 갖고 들어오면 경제가 성장하고 임금이 오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가상화폐에 대해선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많고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