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20일 최고급 세단 '더 K9'을 언론에 공개하고 예약판매에 나섰다. (사진=기아차)
기아자동차는 20일 최고급 세단 '더 K9'을 언론에 공개하고 예약판매에 나섰다. (사진=기아차)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겨냥해 준비했습니다."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더 K9' 미디어 공개 행사장. 기아자동차 고위 관계자는 "신형 K9은 벤츠 E클래스를 경쟁 상대로 잡았다"고 말했다. 벤츠 E클래스가 국내 고급세단 시장을 대표하는 강자로 자리매김한 만큼 선두주자를 잡겠다는 것이다.

이날 직접 본 2세대 신형 K9은 시장이 놀랄만한 변화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외관 디자인은 소비자 취향에 따라 의견이 엇갈릴 순 있다. 하지만 실내 인테리어는 다수가 공감할 만큼 고급스런 이미지를 풍겼다. 현장 취재진은 "실내는 참 고급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가죽 마감재의 폭넓은 사용으로 수입 고급세단이 주는 안락함을 그대로 전달했다.

그릴 모양을 바꾸고 전후 램프를 듀플렉스 LED(발광다이오드) 방식으로 바꾼 외관보단 실내 변화가 더 높은 점수를 줄만했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대시보드 상단의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안내했다. 가죽 시트는 착좌감이 좋았고 안락하다는 느낌을 줬다.

기아차는 후륜구동(뒷바퀴 굴림) 고급세단의 트렌드를 반영해 실내를 감성 공간으로 꾸몄다고 했다. 김충효 내장디자인1팀장은 "내장디자인의 감성 품격 가치에 주력했다"며 "실내 안락함, 편안함, 고급감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신형 K9 외관은 전면부 그릴 모양을 바꾸고 크롬 소재를 확대했다. 롱후드 설계에 차체 볼륨감도 강조했다. (사진=기아차)
신형 K9 외관은 전면부 그릴 모양을 바꾸고 크롬 소재를 확대했다. 롱후드 설계에 차체 볼륨감도 강조했다. (사진=기아차)
차체 크기는 전장 5120㎜, 전폭 1915㎜, 전고 1490㎜, 휠베이스(축거) 3105㎜다. 1세대 차량보다 길이는 25㎜, 축거는 65㎜ 각각 길어졌다. 실내는 공간을 늘렸다. 뒷좌석에 앉아보니 후속공간이 더 넉넉해졌다. 행사장에 배치된 5.0 가솔린 차량의 2열을 보니 듀얼모니터와 자동시트조절장치를 갖췄다.

파워트레인은 8단 자동변속기에 최고출력 315마력의 3.8L 가솔린과 370마력의 3.3L 터보 가솔린, 425마력의 5.0L 가솔린 세가지 엔진사양을 제공한다. 전후륜은 19인치 휠의 콘티넨탈 타이어를 장착했다. 모든 트림에 차로유지보조(LFA), 후방교차충돌방지보조(RCCA) 등 '드라이브 와이즈'(운전자 보조장치) 패키지와 12.3인치 유보 내비게이션을 기본 채택하는 등 상품성을 높였다.

오피러스 후속으로 나온 K9은 지난 6년간 시장 반응이 미미했다. 현대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에 가려져 판매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기아차는 신형 K9을 앞세워 고급차 시장에 다시 도전한다.

기아차는 4월초 공식 출시에 앞서 신차 예약판매에 나섰다. 가격대는 벤츠 E클래스와 비슷하다. 최저 5490만원부터 최고급 트림 9380만원 선이다.

권혁호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사전 품평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K9 재도약으로 대형세단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기아차의 혁신을 다시 한 번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