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올리브영 홈페이지 캡처
사진=올리브영 홈페이지 캡처
음식료업계가 화장품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K 뷰티' 열풍에 힘입어 화장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자 장수제품과 자체 기술을 활용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막걸리 제조회사 국순당은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신제품 경쟁심화 및 빠른 유행주기로 막걸리 사업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화장품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국순당은 그동안 꾸준히 화장품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2012~2015년 안동대학교와 함께 누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클렌징 폼, 입욕제, 크림 및 앰플 등을 개발했다. 현재 약 20여명의 국순당연구소 인력이 발효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연구 중에 있다.

국순당의 자금력 등을 고려하면 화장품 시장 본격 진출시 제조설비 및 장비를 구축해 화장품을 직접 생산하기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등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빙그레 역시 지난해초 '세제‧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과 '포장재‧포장용기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2016년 10월 CJ올리브네트웍스와 협업해 내놓은 '라운드어라운드X바나나맛 우유’ 화장품이 대박 행진을 이어간 게 계기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해당 제품은 출시 3개월 만에 20만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같은 흥행을 기반으로 빙그레는 지난해 기존 바나나와 딸기맛 우유에서 메론과 커피맛 우유로 화장품 라인을 확대하고 핸드워시와 립스크럽을 새롭게 선보였다. 협업 상품 반응이 좋자 빙그레가 직접 화장품 사업에 나서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일찌감치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홍삼 화장품 브랜드 '동인비' 전제품을 리뉴얼하고 새롭게 전열을 정비했다. 홍삼오일·진액·응축수 등을 활용해 '바르는 홍삼'으로 고객 몰이를 하고 있다.

이처럼 음식료 업계가 화장품 시장에 잇따라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K 뷰티'가 인기를 끌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한국 화장품 산업 규모는 약 27조4000억원 규모로 전년보다 6.4% 성장할 전망이다. 순수 내수 판매는 1.6% 증가한 14조3000억원, 면세판매와 직수출이 각각 10.0%, 15.0% 성장한 7조4000억원, 5조8000억원으로 예상됐다. 국내에서 제대로 자리만 잡으면 화장품 업종은 동남아, 미주, 유럽 등지로 뻗어나갈 수 있는 '효자 사업'인 셈이다.

또한 식품업계의 장점을 발휘해 향후 '이너뷰티' 사업과의 결합도 용이해 매력적이다.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이너 뷰티 시장 규모는 지난 5년간 연 평균 68.2%씩 성장하고 있다. 2011년에는 약 500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5300억 규모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음식료 업계는 이에 대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 화장품 사업 타당성 검토하거나 제품화를 고민하는 단계여서 이른 관심이 부담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당장은 어렵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순당 관계자는 "화장품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제품 출시는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빙그레 관계자도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만 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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