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상장설(說)에 휩싸였다. 최대주주인 SK(주)와 2대 주주인 SK디스커버리 중 한 곳이 SK건설 지분을 처분해야 해서다.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3남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계열분리와 맞물려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건설, 힘 실리는 '상장설'… 최태원·최창원 둘 중 한명은 지분 팔아야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건설 1·2대 주주는 최 회장이 대주주인 SK(주)(44.48%)와 최 부회장이 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28.25%)다. SK(주)는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을 거느린 지주사다. SK디스커버리는 작년 12월 지주사로 전환했다. 이때부터 문제가 복잡해졌다. 지주사는 계열사가 아닌 회사의 주식을 5% 이상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관련 규정에 따라 2019년 12월까지 SK(주)와 SK디스커버리는 SK건설 지분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두 회사 중 한 곳이 SK건설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는 얘기다.

재계에선 SK건설 상장(IPO)을 통해 SK(주)와 SK디스커버리의 지분 중복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가 상대 회사의 SK건설 지분을 인수하려면 수천억원이 들어 재무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SK건설의 지분가격 책정 과정에서도 공정성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관련 지분을 시장에서 소화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상장설이 도는 이유다.

두 회사 중 어디가 SK건설 최대주주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애초 SK건설 사장과 부회장 등을 맡았던 최 부회장이 SK건설 경영권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2013년 최 부회장이 SK건설 이사회 의장과 부회장에서 물러나는 등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2016년엔 보유하던 SK건설 지분(4.55%)까지 모두 매각한 것을 고려하면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SK건설 상장을 통해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의 지분 연결 고리가 사라지더라도 양사 간 협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SK건설은 SK디스커버리 자회사인 SK가스와 함께 경남 고성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하고 있고, SK(주) 관계사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건설 공사도 맡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아직 SK건설 상장 계획이 없다”며 “SK(주)와 SK디스커버리 중 어느 곳이 SK건설 지분을 처분할 것인지도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