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실천하는 기업] 삼성전자, '하루 4시간 주 40시간' 자율출퇴근제 시행
삼성전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을 기업 현장에 가장 먼저 적용해 온 국내 기업으로 꼽힌다. 2000년대부터 가정과 직장의 균형을 도모하고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한 사내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

삼성전자는 근로자들이 출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정하는 자율근무제를 2009년 도입됐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임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하루 8시간을 근무하는 제도다. 임직원들이 육아나 공부 등 개인 사정에 따라 출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해 업무 집중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올해 7월부터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대기업에 확산되고 있는 근무 시스템을 삼성전자는 이미 9년 전 도입한 것이다.

2012년부터는 자율근무제를 순차적으로 자율출퇴근제로 확대 시행했다. 하루 4시간, 1주일에 40시간 이상 일하는 조건하에 근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제도다. 2012년 시범 운영을 시작해 2014년 7월 디자인과 연구개발직군으로 확대했고 2015년 3월 말부터 생산직을 제외한 전 직군에 적용했다. 월급이 나오는 매달 21일은 ‘패밀리데이’로 정해 야근이나 회식 없이 임직원의 정시 퇴근을 독려하고 있다.

올 3월부터는 출산을 위한 난임 치료를 원할 경우 연간 사흘의 유급휴가를 주는 난임휴가도 신설했다. 남성 직원의 배우자 출산휴가는 최장 5일에서 10일로 두 배 늘렸다.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기업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다.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동시 보고’를 활성화하고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간결하게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보고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직원들이 연간 휴가계획을 사전에 수립해 재충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휴가 문화도 정착됐다.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임직원들이 근무하는 사업장 환경도 개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개별 사업장을 사무공간과 휴식공간이 어우러진 대학캠퍼스와 같은 업무 단지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의 삼성디지털시티엔 생태공원, 야구장, 풋살장, 바비큐 시설 등이 설치돼 있다. 사내 어린이집을 늘리고 연극, 뮤지컬, 클래식 공연 등 임직원들을 위한 문화 행사도 사내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2016년엔 디지털시티 내에 지상공원과 지하 1층으로 구성된 센트럴파크를 조성했다. 임직원들의 사내 동호회 활동도 지원한다. 스포츠, 레포츠, 문화와 예술, 재능나눔 분야의 사내 동호회가 2100여 개에 이른다.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위한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2016년 6월 연공서열 중심 인사제도를 업무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직무·역할’ 중심의 인사 체계로 개편했다. 부장, 과장, 대리, 사원 등 7단계의 직급을 4단계로 단순화했다. 임직원 간 호칭은 ‘님’으로 통일하되 업무 성격에 따라 ‘프로’, ‘선후배님’, 영어 이름 등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