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 부품협력사 비대위원장 "한국GM 정상화되기 전 협력사들 말라죽을 판"
“한국GM이 경영 정상화 문턱을 밟기도 전에 협력사들이 먼저 쓰러질 판입니다.”

문승 한국GM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의 호소다. 문 위원장은 (주)다성 대표로, 한국GM 1차 협력사 300여 곳으로 꾸려진 비대위를 이끌고 있다.

문 위원장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GM 협력사들이 말라죽기 직전”이라고 토로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철수설과 군산공장 폐쇄 발표 등이 잇따르면서 한국GM에 공급하는 납품 물량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그는 “지난달부터 1차 협력사 공장 가동률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떨어지고 매출은 30% 넘게 빠졌다”고 말했다.

은행권마저 ‘돈줄’을 죄면서 고사 위기에 내몰렸다고 했다. 문 위원장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1차 협력사 대상 어음(외상매출채권) 할인 규모가 6000억원 이상이었는데 최근 3000억원대로 줄었다”며 “기업은행을 제외한 모든 시중은행이 어음 할인을 중단해 단기 운영자금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동안 한국GM은 1차 협력사에 납품 대금으로 현금 대신 60일 만기 전자어음을 줬다. 부품사들은 이 어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형식(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으로 3%가량 할인한 돈을 미리 받아 운영 자금으로 써왔다. 하지만 은행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협력사들은 납품 후 두 달을 기다려 한국GM으로부터 돈을 받아 써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GM의 1차 협력사는 301개사다. 이 중 한국GM에만 의존하는 곳은 86개사다. 납품액의 절반 이상을 기대는 곳은 154개사(51.2%)에 달한다. 1차 협력사의 종업원 수는 9만3000여 명에 이른다. 2·3차 협력사까지 합치면 14만 명이 넘는다. 문 위원장은 “운영자금 부족으로 옴짝달싹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은행권을 설득해 대출이라도 해줘야 버틸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