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미·중 경제전쟁

미·중 통상전쟁 격화

공세 강화하는 미국
중국산 알루미늄 포일에 최고 188% 반덤핑 관세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 규제 검토

반격하는 중국
미국산 수수 반덤핑 조사
CIC, 블랙스톤 지분 매각
미국 국채 매각 카드로 압박
“중국이 엄한 무역 대응을 자초했다. 미국은 우방국들과 힘을 합쳐 중국에 대항해야 한다.”(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내정자)

“중국도 매섭게 공격해야 한다. 보잉뿐 아니라 미국 농민의 근심도 커질 것이다.”(중국 관영 언론 환구시보)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방에게 대규모 타격을 줄 수 있는 구체적 수단들을 동원하고 있다. 미국은 대중(對中) 무역적자(지난해 상품 기준 3752억달러)를 줄이겠다며 중국의 미국 내 투자 규제, 비자 발급량 축소까지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며 반격을 가하는 모양새다.
미·중 "맞는 만큼 때린다"… '상대국 아킬레스건' 무차별 타격

◆중국, 미 국채 본격 매도하나

지난 1월10일 뉴욕 채권시장에선 미국 국채값이 폭락했다. 만기 10년짜리 미 국채 수익률이 연 2.551%로 마감돼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중국 관리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미 국채 투자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영향이 컸다.

당시 중국 당국은 ‘가짜뉴스’라며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1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월 167억달러어치의 미 국채를 팔아치웠다. 14개월 새 최대치다.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철강·알루미늄 등에 관세 부과 방침 발표를 앞두고 있던 시기였다.

RJ 갈로 페더레이티드인베스터스 선임매니저는 “중국은 엄청난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며 “통상전쟁의 패는 미국만 쥐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 국채를 본격 매도하고 나섰다고 보긴 힘들다. 2016년 11월 한 달간 664억달러어치를 판 적도 있다. 시장에서도 미 국채를 대체할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낮게 본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발행한 국채 14조5000억달러의 약 8%인 1조1681억달러어치를 갖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올해 감세와 재정 확대로 인해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1조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전망이다. ‘큰손’ 중국이 미 국채 매입을 줄이고 매각한다면 트럼프 정부로선 부담이 커진다.

월스트리트 금융사 관계자는 “중국이 미국과 다른 점은 고통 감내 능력”이라며 “가능성은 작지만 국채값 폭락을 각오하고 매도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의 미 국채 대량 매도로 국채 가격이 폭락하면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미 국채 가격도 폭락해 ‘제 발등 찍기’가 될 수 있다.

중국은 미국산 수수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벌이고 있다. 최근 중국투자공사(CIC)는 한때 9.7%에 달하던 미국의 사모펀드 블랙스톤 지분을 모두 팔아치웠다. 보잉은 300억달러 이상의 항공기 수주 계약을 맺고 있는 중국이 보복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근 1주일 새 주가가 8% 넘게 폭락했다.

◆미, 비자와 투자 규제도 준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이날 중국산 알루미늄 포일에 최고 188%에 이르는 반덤핑·상계관세를 확정했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안에 연간 300억~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상호주의’를 도입해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규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글 애플 등이 중국에 투자할 때 겪는 규제만큼 고통을 주겠다는 얘기다.

미국을 찾는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총량을 줄이고, 10년짜리 비자를 폐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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