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중국 간 통상전쟁을 앞장서 이끌 양측의 ‘장수(將帥)’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내정자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 국장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전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와 류허(劉鶴) 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 사무처장을 투입해 방어에 나선다.

커들로 내정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공개 비판했을 정도로 자유무역에 대한 소신이 강하다. 하지만 중국에는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는 내정된 직후 “중국은 오랫동안 규칙을 따르지 않았다. 중국에 대한 통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혀 대중(對中) 무역 불균형만큼은 손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에서 중국만은 면제될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나바로 국장은 강경 보호무역주의자이자 대중 매파로 꼽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관세 부과를 강행하도록 주도한 인물이다. 2011년 《중국에 의한 죽음》이란 저서를 통해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으며 이에 대해 가혹한 보복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300억달러 이상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중국을 압박했다.

시 주석은 자신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 전 서기를 대미(對美) 통상분쟁을 해결할 ‘소방수’로 긴급 투입할 전망이다. 왕 전 서기는 1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부주석에 오를 게 확실시된다. 앞으로 대외정책을 총괄하며 미·중 관계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중앙기율위 서기를 맡기 전 주로 경제 분야에서 일했다. 2013년까지 경제담당 부총리로서 미국과의 전략경제 대화를 이끌었다. 당시 미국 측 상대였던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은 왕 전 서기를 “중국 경제팀에서 자본주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시코노믹스(시진핑의 경제정책)’의 설계자로 알려진 류 사무처장은 경제담당 부총리로 임명돼 왕 전 서기와 함께 ‘투톱 체제’를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시 주석의 특명을 받고 통상갈등 해결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베이징=강동균/뉴욕=김현석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