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빠른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원 퇴직금과 이사 보수한도를 대폭 줄인다.

16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오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변경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우선 사장을 포함한 임원 퇴직금을 크게 낮춘다. 현재 현대상선은 재임 기간에 따라 퇴직금 지급 비율을 2.5~4배수로 정해두고 있다. 사장의 경우 재직기간에 4배수를 계산해 퇴직금을 산정한다. 전무와 부사장은 3배수, 상무와 상무보는 2.5배를 적용받는다. 현대상선은 이를 2배수로 통일하기로 했다. 사장은 퇴직금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사장을 포함한 현대상선 임원은 20명 남짓이다. 비용절감 효과보다 고통분담 의미가 강하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회사를 하루빨리 정상 궤도로 올려놓기 위한 임원진의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사내외 이사 보수한도도 20% 축소한다. 현대상선은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25억원에서 2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현대상선 이사진은 유창근 사장을 포함해 총 6명이다.

현대상선은 이처럼 경영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빠지며 2016년 현대그룹과 결별한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내 유일한 국적선사로 남았다. 여전히 실적은 바닥을 기고 있다. 지난해 매출(5조280억원)은 전년 대비 9.6%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4068억원에 달했다. 2016년(8334억원)보다 영업손실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흑자전환까지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49.7% 증가한 1조2088억원을 기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