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14일 총파업을 강행했다. 해외매각 반대 및 구조조정 철회가 이들의 요구 사항이다. 노조가 해외 매각에 극렬하게 반발하면서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24시간 동안 총파업을 벌였다. 지난 1월24일 이후 약 두 달 만의 총파업이다. 오후에는 광주 광산구 영광통사거리에서 조합원 4500여 명(주최 추산)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중국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는 국내 공장 폐쇄와 기술 유출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정권과 채권단이 해외 매각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지난 12일 ‘송신탑 농성’을 하던 조삼수 노조위원장을 찾아가 “현재 회사는 외부 자본 유치 및 채권단의 지원이 있어야만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피할 수 있다”고 호소했지만 협상은 재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지금 같은 대치 상황이 지속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은 오는 30일까지 노사가 합의한 자구계획과 노조의 해외자본유치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차입금 1조3000억원의 만기를 1년 연장하겠다는 결정을 취소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영업 환경이 더 나빠지기 때문에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채권단이 제시한 합리적 수준의 자구계획에 대해 금호타이어 노조가 동의를 거부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지난해 매각이 무산됐음에도 채권단이 다시 더블스타를 상대로 자본 유치를 추진하는 것은 외부 자본 유치 없이는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요구하는 자구계획 수준은 임금 및 복지제도 등을 경영 정상화가 가능한 정도로 조정하는 것”이라며 “금호타이어가 재도약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도병욱/정지은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