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 연구원들이 무인 운반 로봇인 ‘모바일워커’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DGIST  제공
DGIST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 연구원들이 무인 운반 로봇인 ‘모바일워커’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DGIST 제공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손상혁)이 산업 현장의 물류로봇, 환자의 재활을 돕는 재활로봇, 로봇 관련 센서 및 알고리즘 연구 등 협동로봇연구개발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첨단기술 개발을 비롯해 기업과의 공동 연구, 기술출자기업 설립 등협동로봇 기술 상용화에서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게 설계된 로봇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각광받는 분야다. 기존 로봇처럼 안전펜스로 사람과 분리하지 않고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작업하거나 작업을 돕는 첨단로봇이다. 노약자나 재활환자도 협동로봇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운동할 수 있다. 2022년 세계 시장 규모가 32억달러로 전망된다.

DGIST는 지난해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를 출범시키고 연구를 본격화했다. 센터에는 강태훈·이승열 연구원 등 15여 명의 연구진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물류, 드릴링, 건설, 웨어러블 로봇과 운동재활 및 스포츠로봇, 힘 및 토크 센서를 포함한 부품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최근 5년간 20여 건의 학술논문 발표, 국내외 특허 출원 및 등록 20여 건, 기술이전 5건의 성과를 냈다.

센터는 물류와 공정을 자동화해 스마트공장을 구현하는 무인 운반 로봇인 ‘모바일워커(mobile worker) 로봇’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이 로봇은 이동할 경로를 인식해 물건을 스스로 옮긴다. 반력측정 센서 기술이 적용돼 로봇에 올려진 물건의 무게 하중을 측정, 스스로 힘을 분산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해 여러 대의 로봇이 분리, 합체하는 협업제어도 할 수 있다. 작업자의 의도에 따라 작은 힘으로도 작동할 수 있고 전후좌우 전 방향으로 움직이는 바퀴를 장착해 산업 현장의 활용도를 높였다. 센터는 지역 자동차 부품 기업뿐만 아니라 한·미·일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바일워커 로봇의 사업화에 들어갔다.

센터는 금형 드릴링작업을 하는 ‘딥드릴(deep drill) 로봇’도 2016년 개발했다. 작업자가 장시간 금형에 구멍을 뚫는 에어홀 드릴링 작업은 신차 개발에 필수 공정이다. 하지만 자동화가 어려워 금형업체에서 일관성 있는 품질 확보와 인력 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센터는 딥드릴 로봇을 개발해 자동차 부품 기업인 신화ST(대표 임용희)에 기술을 이전했다. 로봇팔 제어, 힘제어, 경로 생성, 동역학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용해 3차원(3D) 도면 정보를 로봇이 자동으로 읽고 로봇팔이 금형작업을 한다. 강태훈 연구원은 “센터가 개발한 로봇으로 금형작업 속도가 3~4배 빠르고 정확해졌다”고 말했다.

센터는 노약자의 근력을 기르기 위한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 사용자 맞춤형 근력 훈련을 위한 트레이너 로봇, 사용자의 보행 위치를 추적해 재활 훈련을 돕는 자기주도 보행 러닝머신 등 노약자나 재활 환자 맞춤형 협동로봇도 연구개발하고 있다.

기술출자기업 설립 역시 활발하다. 센터는 기술을 제공하고, 자동차 부품 기업이 출자해 재활로봇과 스포테인먼트 제품을 생산하는 디지엠텍(대표 정한일)을 2014년 설립했다. 디지엠텍은 보행로봇 제어기술로 자기주도 보행이 가능한 러닝머신 제품을 개발했다.

센터는 건축물 유지·보수 로봇 관련 특허 기술도 출자해 2015년 지텍ICS(대표 최부식)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노후화된 사회 인프라를 유지·보수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박스형 하수관로 치핑 자동화 로봇, 싱크홀 예방을 위해 벽을 투과해 레이더를 활용하는 하수관로 침수부 탐지 로봇 등 건설 자동화 협업 로봇을 잇따라 출시했다.

김호영 DGIST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장은 “협동로봇은 IoT, AI, 각종 센서 등과 접목해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라며 “협동로봇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인간과 로봇 협동 기술 개발, 핵심기술 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