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보험회사들이 치아보험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뿐 아니라 대형 생명보험사까지 속속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생보업계 1위 회사인 삼성생명은 임플란트, 틀니 등 보철 치료와 크라운을 보장하는 치아보험 상품을 12일 내놨다. 특약을 추가하면 임플란트 등 보철은 최대 2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진단형 상품에 한해 고객 연령대에 맞는 건강한 자연치아 개수를 보유한 것이 의사 소견서로 확인되면 보험료를 최대 30~40% 할인해준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특약 등을 통해 치과 치료를 받는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지원받는 보장금액을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새마을금고도 이날 충치와 임플란트 등을 보장하는 ‘무배당 MG 웃는 얼굴 치아 공제’(갱신형)를 출시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빅4’ 손보사는 지난 1~2월 치아보험 상품을 처음 출시했다. 생보사는 한화생명이 2016년 10월 치아보험을 처음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신한생명과 동양생명이 잇따라 관련 상품을 내놨다.

당초 치아보험은 라이나생명을 비롯한 일부 중소형사가 주력 상품으로 판매해왔다. 월납 보험료가 통상 5만원 이하인 소액상품이어서 대형 보험사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손해율(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 200%에 육박했던 것도 대형 보험사가 출시를 꺼린 이유다. 하지만 최근 들어 치아보험 손해율이 50~60%대로 떨어지면서 대형 보험사들이 본격적으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다음달부터 실손의료보험을 단독상품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점도 보험사들이 치아보험 시장에 뛰어든 또 다른 이유로 분석된다. 영업 현장에서 실손의료보험은 가격은 싸지만 종신보험 등 비싼 상품과 연계해 판매하는 ‘미끼상품’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대형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을 대체할 ‘미끼상품’으로 치아보험을 내세우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치아보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설계사 인센티브를 월납 보험료의 500% 이상 지급하는 보험사가 적지 않다”며 “보험사 비용 부담을 늘리는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