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단 보고라인서 금감원장 배제…직원에 이메일로 소명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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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연루된 채용비리 의혹을 규명할 특별검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최 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설 하나은행 공채에 응시한 친구 아들을 인사추천하는 등 특혜를 준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한 대응이다.

최흥식 원장은 12일 '금감원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이메일을 통해 신임 감사를 중심으로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자신을 비롯한 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사실 규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검사단은 검사 진행 상황을 검사단 내부 라인을 통해 보고하며 금감원장은 이 보고라인에서 제외된다.

이런 조치는 검찰 등 수사기관이 고위직의 비리가 적발됐을 때 취하는 방법이다.

최 원장은 이 이메일에서 "특별검사단 조사 결과 본인이 책임질 사안이 있으면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최 원장은 "최근 하나은행의 채용비리에 본인이 연루됐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특정인을 취업시키기 위해 하나은행 인사에 간여할 사실은 없다"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최 원장의 친구 아들이 하나은행에 채용됐던 2013년 당시 점수조작이나 채용기준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해달라"고 하나은행에 11일 공식 요구한 바 있다.

해당 지원자의 점수가 합격선에 미달했는데도 최 원장의 추천으로 최종 합격했는지를 검증하자는 의미다.

하나은행은 "당시 (최 원장이) 지주 사장으로 추천한 사실은 있지만, 합격 여부만 알려달라는 취지로, 채용과정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며 "채용과정에서 점수조작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나은행의 설명은 당시 채용 관계자에게 구두로 확인한 내용으로 하나은행도 아직 당시 입사 기록을 확인해보지 못한 상황이다.

하나은행 측은 채용비리와 관련해 현재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어서 자체 서버에 접속했을 때 증거 인멸 문제가 없는지 따져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일 때 대학 동기로부터 자기 아들이 하나은행 채용에 지원했다는 전화를 받고 은행 인사담당 임원에게 그의 이름을 건넨 바 있다.

이 지원자는 최종합격해 현재 하나은행 모 지점에 재직 중이다.

최 원장은 외부에서 채용과 관련한 연락이 와서 단순히 이를 전달했을 뿐 채용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 원장이 지인 아들의 이름을 건넨 점과 해당 지원자가 당시 하나은행의 관행에 따라 서류 전형을 무사통과 한 것만으로도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