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통상장관회의…EU·일, 관세면제 요구했으나 미 '묵묵부답'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은 10일 브뤼셀에서 3자 및 양자 통상장관회의를 잇따라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강행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고율 관세 부과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EU·일-미국, 철강 고율관세 면제 합의 실패… "내주 계속 논의"
회의에서 EU와 일본 측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결정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EU와 일본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으나 미국 측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당초 이번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제품 고율 관세 부과 강행 이전에 전 세계 철강제품 공급과잉 문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계획됐지만, 논의는 자연스럽게 미국의 관세 부과에 집중됐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과 회의를 마친 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강행과 관련, EU산 제품의 면제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미국의 가까운 안보·무역 파트너로서 EU는 미국이 발표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서 제외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미국 측은 관세면제를 위한 프로세스에 대해 즉각적이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논의가 다음 주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세코 경제산업상은 3자 및 미국·EU와의 양자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회의에서 "일본의 철강·알루미늄수출은 미국의 안보에 영향이 없고, 미국의 고용과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한다"며 일본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라이트하우저 대표는 새로운 관세 부과 정책의 실시 시기와 절차에 관해서만 설명하고 일본의 관세 부과 대상 면제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세코 경제산업상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EU와 한국, 일본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8일 수입 철강제품에 25%의 관세를, 수입 알루미늄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EU·일-미국, 철강 고율관세 면제 합의 실패… "내주 계속 논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