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그룹 워너원, 방탄소년단.
(왼쪽부터)그룹 워너원, 방탄소년단.
국내 시중은행들이 2030세대를 잡기 위한 '유스(YOUTH)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 금융시대로 넘어가면서 활용이 능숙한 젊은층을 미리 확보하고 '젊음·도전'이라는 역동적인 이미지도 함께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이 아이돌 그룹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면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인기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탄생한 그룹 워너원과 공식 광고모델 계약을 맺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신한 쏠(SOL)'을 홍보하고 있다. 신한 쏠은 기존 6개 앱으로 나눠있던 금융 앱을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신한은행이 1년여에 걸쳐 만들었다.

광고에 대한 반응은 즉각 나타나는 모습이다. 워너원의 브로마이드를 증정하는 각 영업점에서는 추가 요청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본사로 직접 광고에 대한 팬들의 '피드백'이 전해졌다는 전언이다.

신한은행이 지난달 18일 유튜브에 올린 '워너원 x 신한은행 SOL 광고영상' 4편은 현재 200만 뷰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광고에 힘입어 신한 쏠은 승승장구 하는 모습이다. 8일 현재까지 신규고객만 18만5000명, 전환고객은 314만3000명에 달한다.

신한은행과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는 KB국민은행도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기용해 모바일 플랫폼 '리브(Liiv)'의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6년 6월 출시된 리브는 지난해 7월 '지갑 없는 생활의 시작'이란 슬로건으로 전면 개편됐다.

리브는 재출시된 지 20개월 만에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티저 영상이 리브 앱을 통해 공개된 첫 날, 리브 앱의 신규 가입자는 6580명으로 집계됐다. 평소보다 2.5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그룹 제국의 아이들 소속 박형식과 모델 계약을 맺었다. 박형식이 출연한 위비 플랫폼 광고는 공개 일주일만에 누적 조회수 230만뷰를 돌파한 뒤 현재 287만뷰에 이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이돌 마케팅을 진행하는 과정은 스케쥴 조정, 관리 등의 측면에서 쉽지만은 않다"며 "그러나 팬들을 중심으로 한 젊은 고객들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전달되는 등 효과는 분명 크다"고 말했다.

앞서 IBK기업은행도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GD)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7일 GD가 직접 디자인한 체크카드 'GD카드'를 출시했다. 여기에 멜론, 엠넷, 벅스, 지니 등 주요 음원사이트 10%, YG e-Shop 10%, 스타벅스 20%, 주요 온라인 쇼핑몰 8% 청구할인 등 젊은 층의 관심을 끌만한 혜택을 제공한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GD카드가 발급된 첫 날만 대기인원이 2만7000장이었으며,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IBK 휙 계좌개설' 앱에 접속이 몰리면서 시스템 과부하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대기자만 약 3만7000여장에 달해 한정된 10만장을 조기에 소진할 것이란 분석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젊은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GD카드를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아 다행"이라며 "은행 내부에서도 혁신적인 시도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어 꾸준히 유스 마케팅 방안을 고민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