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단독 상품’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다른 곳엔 없는 상품을 이커머스 업체가 직접 기획하고, 소비자 수요를 분석해 전문 제조사에 먼저 제안해 제품을 내놓은 방식이다. 그동안 내세웠던 저렴한 가격만으론 차별화가 힘들어졌다고 보고, 직접 상품기획에 나선 것이다. 대형마트나 TV 홈쇼핑처럼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만드는 곳도 등장했다.
미국 아마존은 2014년부터 직접 패션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배터리 컴퓨터케이블 등을 갖춘 PB ‘아마존베이직’은 아마존 전체 PB 매출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11번가 가구 넉 달간 1000개 판매
11번가 가구 브랜드 ‘코코일레븐’은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개를 돌파했다. 코코일레븐은 작년 11번가가 가구 제조사 폴앤코코와 함께 만든 가구 브랜드다. 침실, 거실, 주방, 수납 등 60여 종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학생용, 서재용 가구도 새로 출시했다. 11번가와 협업한 이후 중소기업 폴앤코코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코코일레븐을 내놓기 이전 월평균 8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작년 11월을 기점으로 약 8000만원으로 10배나 뛰었다. 11번가는 이런 식으로 중소기업과 협업해 직접 기획한 상품을 늘릴 계획이다.
이베이코리아와 뉴발란스키즈 공동 기획상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작년 1월 처음 협업 상품으로 내놓은 롱패딩(벤치파카)은 하루 만에 준비한 물량 200장이 다 팔렸다. 지난달 후디 바람막이에 이어 이달에는 소풍가방과 티셔츠, 힙색 등을 추가로 내놨다. 4월에는 레인코트, 5월에는 래시가드도 이베이코리아 단독 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커머스 PB 상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인터파크는 작년 9월 PB 모니터 ‘인터파크 아이모니터’를 내놨다. 게임용으로 적합한 고해상도 모니터다. 300대 한정으로 내놓은 게 금세 동났다. 같은해 10월 화질을 높이고 화면을 키워 다시 선보였다. 두 상품 모두 수요가 많아 추가로 주문을 냈다. 지금까지 각각 1000대 이상 판매되며 인터파크 모니터 부문 판매 상위 리스트를 휩쓸었다.
쿠팡은 ‘탐사’란 이름의 PB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생수, 화장지, 복사 용지, 고양이 사료 등 10여 개 상품에 탐사 PB를 달았다. 올해는 스포츠 용품, 물티슈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 경쟁에서 단독 경쟁으로
1~2년 전까지만 해도 이커머스의 최고 경쟁력은 가격이었다. ‘같은 상품을 누가 더 싸게 내놓느냐’가 성패를 갈랐다.
하지만 가격 비교가 쉬워져 ‘최저가 경쟁’이 큰 의미를 갖기 어렵게 됐다. 가격차이가 나면 다른 업체들이 최저가로 가격을 낮추기 때문이다.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도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이커머스와 가격을 맞추고 있다.
이커머스 간 구분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쿠팡은 생필품, G마켓은 패션, 인터파크는 여행, 쓱닷컴은 신선식품 등 각각의 이머커스는 갖고 있는 강점이 달랐다. 요즘은 아니다. 상품 간 구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온라인몰이 11번가나 옥션에 들어가고, 쿠팡은 여행과 신선식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커머스도 이전에 마트와 홈쇼핑이 걸었던 경로를 밟을 것으로 전망한다. 단독상품, PB 상품이 경쟁 우위의 요소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는 게 점점 정교해지고 있어 상품 기획력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 대표적 PB인 이마트의 노브랜드, 피코크를 능가하는 이커머스 PB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무신사와 네이버의 '가품 공방' 2차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신사의 리셀(되팔기) 플랫폼 솔드아웃이 진품으로 판정해 판매한 제품이 네이버 크림에서는 가품 판정을 받는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16일 리셀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약 200만원에 솔드아웃에서 진품 판정을 받고 거래된 나이키 운동화가 이달 크림에서는 가품 판정을 받고 거래 불가 통보가 내려지는 일이 벌어졌다.솔드아웃 측은 해당 운동화에 대한 진·가품 검증 과정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재검증 이후 해당 제품이 가품으로 판정되면, 솔드아웃은 제품 구매자에게 구매금액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솔드아웃 관계자는 "구매자에게 해당 제품에 대해 재검수를 진행하겠다고 안내한 상황"이라며 "재검수 과정은 택배 배송 등을 포함해 최소 1주일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크림에서 진품 판정을 받고 솔드아웃에서는 가품 판정을 받는 등 이번 사례와는 반대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고 덧붙였다.'진·가품 여부'를 둘러싸고 두 플랫폼이 엇갈린 의견을 낸 사실이 알려진 건 지난 4월 크림과 무신사가 '피어오브갓 에센셜' 셔츠의 가품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일단락한 지 약 4개월 만이다.올해 1월 크림은 피어오브갓 에센셜 라인 제품 가품을 구별하는 방법을 전달하면서 가품의 사례로 '무신사 부티크' 브랜드 씰이 붙어 있는 사진을 사용했다. 이후 무신사는 자사가 판매한 티셔츠를 가품으로 판별하며 공지사항에 올린 크림에 "게시물을 삭제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해당 논란은 제품 제조사인 피어오브갓이 "(무신사가 판매한 제품
식품업계에서 라면은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더라도 가격을 올리기 가장 어려운 품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서민 음식’이란 상징성 때문에 가격을 올리면 받게 되는 정치·사회적 압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농심, 오뚜기 등 라면 업체들은 지난해 8월 각각 4년, 13년 만에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후 올 들어선 글로벌 인플레이션 가속화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는데도 추가 인상은 꿈도 꾸지 못했다.급기야 농심은 지난 2분기 국내 법인이 24년 만에 영업적자를 낸 2분기 ‘성적표’를 16일 공개했다. 원재료로 쓰이는 곡물 가격, 유류비, 포장재 비용 등이 급등한 영향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반기 추가 가격 인상이 없으면 뚜렷한 실적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해외법인이 버텼지만…농심은 2분기에 매출 7562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각각 거뒀다고 이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5.5% 급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발표 전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이 118억원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실제론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의 절반 이하에 머문 ‘어닝쇼크’였다.국내 법인의 수익성이 떨어진 게 큰 영향을 줬다. 농심은 별도 기준(해외법인 실적 제외)으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농심 국내법인이 분기 적자를 낸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그나마 ‘K푸드 열풍’에 힘입어 해외법인에서 7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게 연결 기준으로 영업흑자를 내는 데 도움이 됐다. 농심은 “국제 원자재 시세 상승, 높은 환율로 인해 원재료 구매 단가가 높아졌고, 물류비 등 제반 경영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올해 2분기 매출이 1천41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영업손실은 45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의 140억원보다 3배 늘었다. 당기순손실도 515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36억원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11번가는 "직매입 중심의 슈팅 배송 서비스 확대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상품 확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매출액 성장세를 유지했다"면서 "다만 이커머스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최근 금리 급등으로 인한 금융상품 평가 손실 반영 등으로 손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