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5일 ‘깜짝’ 오찬 회동을 했다. 지난 2일 청와대가 이 총재의 연임을 결정한 후 첫 만남이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통화정책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서울시청 인근 식당에서 오찬을 했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의 회동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올 들어선 지난 1월4일 새해 첫 회동, 지난달 9일 티타임 이후 세 번째다.

이날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최근 한국 경제의 실물지표는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대외 경제 측면에서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과 이에 대한 각국의 강경 대응 움직임,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 등을 경계해야할 요인으로 지목했다.

아울러 이달 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비롯해 유럽·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정부와 한은의 정책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수시로 만나 경제 상황과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회동에 앞서 이 총재 연임과 관련 “거시 당국과 공조를 더욱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대외 여건의 변화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 총재는 경륜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잘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예정에 없던 오찬은 이 총재의 ‘연임 축하’ 성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는 정부와 정책 공조를 원활히 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는 청와대가 이 총재를 연임시키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