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이어 하와이에서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먹거리도 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ESS 기업인 AES에너지스토리지의 자회사인 AES DE는 하와이 카우아이섬에 100㎿h 규모의 ESS 설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하기 위한 설비로 하와이에서 가장 큰 ESS 구축 프로젝트다. 100㎿h는 하와이 카우아이섬 전체 1만7000가구가 10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하와이는 204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 사업에서 ESS 배터리용 모듈 약 1만3000개를 공급할 예정이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400억~5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2월 AES에너지스토리지 등이 캘리포니아에서 벌이고 있는 전력 공급망 구축 사업에 참여해 240㎿h 규모의 ESS 배터리를 공급했다. 캘리포니아에 이어 하와이에서도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면서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B3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세계 ESS 시장 점유율 38%로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ESS 시장이 지난해 4.1GWh에서 2020년 15.9GWh로 연평균 58%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송배전 설비가 노후화된 미국이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면서 세계 ESS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