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거주·교육 인프라 격차가 확대 배경
서울·세종 출산율 2배 격차… 지역간 '출산율 양극화' 심화
17년째 초저출산 쇼크가 대한민국을 짓누르는 가운데, 전국 시·도간 출산율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도간 출산율 격차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일자리·거주·교육 인프라 격차가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중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세종은 1.67명으로 가장 낮은 서울(0.84명)의 2배에 달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다.

세종은 2015년부터 전국 17개 시도 중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섰다.

세종시는 중앙부처 이전 공무원, 국책연구기관 종사자 등 고용이 안정된 이들이 주를 이루며, 공공 유아교육·직장 내 보육 인프라가 탁월한데다 아파트 공급이 많아 전·월세는 다른 지역보다 저렴한 편이다.

2010년부터 합계출산율 전국 꼴찌를 유지하는 서울과 세종간의 출산율 격차는 2015년 세종 1.89명, 서울 1.00명으로 1.89배, 2016년 세종 1.82명, 서울 0.94명으로 1.94배 등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전라남도는 10년전인 2007년 합계출산율 전국 1위로 올라선 뒤 세종에 자리를 넘겨주기까지 선두를 유지했다.

2010년부터 선두 전남과 꼴찌 서울의 출산율 격차를 보면 2010년 1.51배에서 2013년 1.57배까지 확대됐다가 2014년 1.52배로 다시 떨어지기는 했지만,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는 경향은 이어지고 있다.
서울·세종 출산율 2배 격차… 지역간 '출산율 양극화' 심화
시도별 출산율 집계가 시작된 1993년부터 2009년까지 전국 출산율 꼴찌는 부산이었다.

전국 합계출산율 1위는 1993년 경기도(1.86명)에서 1994년 제주(1.87명), 1995년 제주(1.83명), 1996년 제주(1.78명)로 넘어갔다가 전남과 제주를 오갔다.

합계출산율 1위와 꼴찌의 격차는 1993년 1.2배에서 1999년 1.4배로 올라선 뒤 2009년에 1.5배로 뛰었다.

우리나라의 전국 합계출산율이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되는 1.3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1년부터다.

이후 17년째 초저출산 국가라는 불명예를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해 전국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사상최저로 추락했다.

이삼식 한양대 교수는 "출산율은 일자리·거주·교육 요인의 영향을 주로 받는다"면서 "출산율이 높은 지역은 대부분 이 3가지 요건이 모두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구의 절반이 몰려있는 서울과 수도권 대부분 지역은 3가지 요소를 동시에 충족하는 곳이 사실상 전무하다"면서 "서울 중심부에 대부분 일자리가 몰려있지만, 높은 주거비용으로 대부분 젊은층은 수도권에 거주하고, 직장과 주거 지역이 분리되면서 일가정 양립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