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외국인·여성 이사 발탁 추진…이사회 전문성·다양성 제고"
삼성물산, 코쉐 전 GE 최고생산성책임자 사외이사 내정
삼성물산 이사회에 글로벌 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 출신 외국인 이사가 들어간다.

삼성물산은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진 선임, 이사 보수한도 조정, 재무제표 승인 등 안건을 논의한 뒤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날 이사회는 GE 최고생산성책임자(CPO)를 역임한 필립 코쉐(58) 씨를 사외이사로 새로 영입하기로 했다.

GE의 CPO는 각 사업부문의 생산·운영·서비스·가격 혁신을 통해 사업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임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프랑스 국적인 필립 코쉐 씨는 1994년 34세에 GE 메디칼시스템(유럽) 운영담당 임원으로 발탁된 뒤 1999년 메디칼시스템 미국 본사 부사장으로 근무하는 등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다.

2006년 프랑스 알스톰사의 수석부사장을 거쳐 2011∼2015년 알스톰 사장(발전부문)에 올랐으며 2015년 GE가 알스톰을 인수한 후 GE의 CPO로 임명됐다.

삼성물산은 그가 전문경영인의 식견으로 삼성물산의 건설, 바이오 등 주력사업 부분에 유용한 조언을 하고, 유럽·미국 기업문화 경험을 바탕으로 거버넌스(기업운영) 측면에서 의미 있는 조언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필립 코쉐 이사 발탁에는 직전 건설부문장을 지낸 최치훈 전 사장의 역할이 있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 전 사장은 1998년부터 20년 가까이 GE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

삼성물산의 외국인 이사 영입은 예고된 것으로 올해 1월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글로벌 기업 출신의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외국인 사외이사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23일 삼성전자 이사회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 신화'를 이룬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을 외국인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등 삼성 그룹 전체로 외국인 이사 영입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지난달 임원 인사에서 새로 임명된 고정석 상사부문장(사장)과 정금용 리조트부문장(부사장)이 신임 등기 이사로 내정됐다.

현재 등기 이사로 재직 중인 이영호 신임 건설부문장(사장)과 최 전 사장은 등기 이사직을 유지한다.

특히 최 전 사장은 대표직은 사임했지만, 다음달 주주총회까지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이후에도 이사회에 남아 의장직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이사회 중심의 거버넌스 체계를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중에는 사임 예정인 이종욱 서울대 교수 자리에 필립 코쉐 신임 이사가 새로 임명되고, 올해 9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현수 서울대 교수와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재선임된다.

삼성물산 사외이사는 2020년 3월 임기 만료인 장달중 서울대 명예교수와 권재철 고용복지센터 이사장까지 더해 총 5명 규모로 유지된다.

삼성물산에는 작년 3월까지 여성 사외이사가 1명 있었지만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해 현재 이사진 모두가 남성으로 구성됐다.

삼성물산은 "내년에도 글로벌 전문경영인·여성 사외이사 추가 영입 등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거버넌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