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위 첫 시험대 무사히 통과…"지배구조 단순화로 경영투명성 제고"
롯데 특수관계인 지분율 54.3→60.9%…신동빈도 13.0→13.8%로 상승


'총수 부재' 상태인 롯데지주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한 6개 비상장 계열사 흡수합병안을 무사히 통과시키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했다.

롯데지주는 27일 오전 10시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 회의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 계열사의 분할합병 승인 안건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참석주주들의 의안 찬성률은 87.03%였다.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총 주식 5천811만5천783주 중 3천900만9천587주가 참석했으며 이중 3천395만358주가 찬성표를 던졌다.

참석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고, 이 비율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을 넘어야 한다는 특별결의 조건을 여유 있게 충족시킨 것이다.

주주가치 제고,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 강화 등 롯데 지주사 체제 확대에 따른 긍정적 효과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관심이 쏠렸던 일본롯데홀딩스는 위임장을 통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 고리가 모두 해소됐으며 롯데지주에 편입된 계열사는 기존 41개에서 53개로 늘어났다.

이날 흡수합병된 6개 계열사와 해당 계열사 산하 손자회사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합병으로 롯데지주 특수관계인과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도 높아졌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비중이 37.3%에 달해 나머지 주주들의 의결권 지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의결권을 기준으로 한 롯데지주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기존 54.3%에서 60.9%로 높아졌고, 신 회장의 지분율도 기존 13.0%에서 13.8%로 올라갔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분율도 기존 0.3%에서 2.6%로 상승했다.

롯데는 2015년 이후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분할합병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롯데는 오는 4월 1일부로 그룹 내 모든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를 해소하게 된다.

이 경우 지배구조가 단순화되고 경영 투명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복잡한 순환출자로 인한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해소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에도 시장의 긍정적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롯데는 기대했다.

또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해 지주사 체제를 안정화시키는 동시에 전문경영과 책임경영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제고할 수 있게 됐다.

롯데는 최근의 대내외 악재에도 향후 지주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구조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일부 상호출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 경우 법으로 허용된 유예기간(6개월) 내에 조속히 해소할 계획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다음 달 19일까지다.

주총 의장을 맡은 황각규 부회장은 "분할합병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주주들께서 현명한 선택을 하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순환·상호출자 해소로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주, 6개 계열사 분할합병안 통과… 순환출자 모두 해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