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F, 아이슬란드 기준 미달로 제재 회부…中 의장국 때 韓도 평가받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국제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26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지난 18∼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FATF 총회에서 회원국들은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회원국들은 소유자 신원 확인이 어려운 전자지갑, 무작위 거래를 일으키는 믹서(Mixer) 등으로 가상화폐 거래의 익명성과 자금세탁 위험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FATF는 2015년 마련된 '가상화폐 가이드라인'을 최근 상황에 맞춰 개정하고, 국제 기준을 강화하는 가상화폐 대응계획을 다음 달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 보고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최근 은행들을 상대로 가상화폐 관련 금융거래에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엄격히 적용토록 한 가이드라인을 소개해 큰 관심을 받았다고 FIU는 전했다.

FATF는 활동 경과와 향후 계획 등을 담은 G20 재무장관 회의 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에는 FATF의 주요 활동 중 하나로 연구·교육기관인 'TREIN(Training and Research Institute)'이 명시된다.

부산에 있는 TREIN은 올해 5월 FATF의 민·관 전문가 회의(JEM)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가상화폐 관련 논의가 구체화할 것으로 FIU는 전망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가상화폐 돈세탁 위험 커져…기준강화"
FATF는 유엔 협약 및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관련한 금융 조치 이행을 위해 만든 기구다.

우리나라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비롯한 35개 국가와 2개 국제기구가 정회원이다.

이번 총회에선 아이슬란드가 국제기준 이행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고위험·비협조 국가 제재를 담당하는 FATF 산하 국제협력점검그룹(ICRG) 제재 절차에 회부됐다.

국제 기준이 2012년 강화되고 나서 FATF 회원국 상호평가에서 정회원국이 제재 대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슬란드는 1년 유예기간에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자금세탁 위험국가'로 공표된다.

각국은 아이슬란드 기업·개인과 금융거래가 제약되거나 금지된다.

FIU는 "이 경우 아이슬란드는 국가신인도 하락, 금융시장 불안, 경제적 부담 등이 발생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상호평가에 잘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ATF의 31기(2019년 7월∼2020년 6월) 의장국으로는 중국이 선출됐다.

중국은 일본(20기), 홍콩(23기), 우리나라(27기)에 이어 아시아 국가 중 4번째 FATF 의장국이 된다.

FIU는 "중국이 의장국으로서 FATF를 주도하는 시기에 우리나라에 대한 평가 결과가 총회에 회부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중·일이 유사한 시기에 평가받는 만큼, 상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가상화폐 돈세탁 위험 커져…기준강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