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한국지엠(GM)이 임금 동결, 성과급 지급 불가 등을 포함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안을 마련했다.

22일 한국GM에 따르면 사측은 이날 각 부서 팀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향후 노조에 제시할 임단협 교섭안을 공유하며 구조조정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요청했다. 교섭안에는 제조경쟁력 개선 방안의 하나로 올해 임금 인상을 동결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정기승급 시행을 유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향후 임금 인상은 회사 수익성 회복에 따라 결정하되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분 내에서 정하도록 했다.

2018년 성과급 및 일시금은 올해 중 지급이 불가하고, 성과급 지급 기준을 까다롭게 바꾸는 동시에 승진을 유보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비용 관련 대책으로는 단체협약 개정 사항으로 명절 복지포인트 지급 삭제, 통근버스 운행 노선 및 이용료 조정, 학자금 지급 제한(최대 2자녀), 중식 유상 제공 등 복리후생을 대거 축소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사측이 노조와의 교섭 전에 제시안을 공유한 것은 회사가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해 직원들의 공감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측이 마련한 제시안을 접한 노조가 임단협 교섭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군산공장 폐쇄가 발표되기 약 1주일 앞선 지난 7일 한국GM 노사는 2018년도 임단협 첫 협상을 상견례와 함께 시작했고 8일에도 약 4시간가량 2차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군산공장 폐쇄 발표와 설 연휴로 후속 협상은 중단됐고 노조의 반발 속에 아직 후속 협상 일정은 잡히지 않고 있다. 다만 임단협이 한국GM 사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라는 것을 노사 모두 인식한다는 점에서 이달 안에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국GM 노조는 이날 부평공장에서 제83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30만 일자리 지키기 대책위원회와 쟁의대책위를 통해 투쟁기금을 조성, 본격적인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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