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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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폐회식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가운데 올림픽 선수들의 '패션'도 경기 못지 않게 눈길을 끌고 있다.

◆ '안경 선배' 김은정 선수 안경 완판…팬텀옵티칼 "생산라인 풀가동"

특히 올림픽 기간 컬링 국가대표팀의 활약으로 스타덤 오른 김은정(27)과 김선영(25) 선수가 착용한 안경이 소위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톤을 던지고 나서 '영미(김은정 선수의 고교 친구이자 팀 동료)'를 목놓아 부르는 주장 김은정의 얼굴이 중계화면에 잡히면서 그가 쓴 안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미국 USA투데이는 "슈퍼맨은 정체를 숨기기 위해 안경을 쓰지만, 김은정은 안경을 쓰고 빙판을 지배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김은정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안경선배'란 별명을 얻었다.

'영미 동생 친구'로 알려진 김선영 선수의 안경도 눈에 띈다. 두 선수가 착용한 안경은 대구 소재 안경제조업체 팬텀옵티칼의 '플럼(plume)'이다.

김은정이 쓴 안경은 'plume p-2710' 모델로 'TR-90' 소재로 만들었다. 김선영은 울템 소재로 만든 'plume p-2706' 모델을 착용했다. 현재 모델 재고가 동날 만큼 주문량이 들려들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안경 정보가 퍼지면서 개막 전보다 5∼6배 많은 주문이 쏟아졌다.

장용찬 팬텀옵티칼 대표는 "올림픽 개막 뒤 재고가 다 팔려나가고 안경원에서 선주문을 받아 생산라인을 완전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허핑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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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땡땡이·하트 무늬…노르웨이 컬링팀 '미친 바지' 눈길

노르웨이 컬링팀은 이번 올림픽 기간에도 독특한 패션을 선보였다. 이들은 경기마다 눈길을 끄는 일명 '미친 바지(Crazy Pants)'라고 불리는 패션으로 유명하다.

16일 한국 대표팀과의 경기에선 '땡땡이' 무늬 바지를 입고 나왔고, 이보다 앞선 일본과의 경기에선 '밸런타인 데이'를 기념하며 분홍색 바탕에 하트 모양이 들어간 바지를 입기도 했다.

일본에 4 대 6으로 패했지만 화려한 하트 바지 무늬로 화제의 중심이 됐다. 이들은 이번 오림픽 기간 총 10여벌의 다른 바지 유니폼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화려한 경기복을 입은 것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부터다. 당시 평범한 검정 바지를 유니폼으로 받았지만 크리스토퍼 스바 선수가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빨강과 하양이 들어간 바지를 입자고 제안했다. 금세 사람들에 눈에 띄었고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게 됐다.

이후 이들은 2014년 소치에서도 화려한 바지를 입고 나오며 전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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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빈과 함께한 '아이언맨' 헬멧

아시아 썰매 사상 최초이자 한국 설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딴 윤성빈의 '헬멧'도 화제가 됐다. 2014 소치올림픽 당시 평범한 헬멧을 쓰고 출전했던 윤성빈은 이후 영화 '아이언맨'에 빠졌다. 영화 속 아이언맨은 마치 스켈레톤 선수가 썰매를 탈 때와 비슷한 자세로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닌다.

스켈레톤 선수들은 헬멧에서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편이다. 봅슬레이나 루지와 달리 썰매에 엎드려 머리부터 내려오는 스켈레톤은 헬멧이 곧 그 선수의 얼굴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소치올림픽에서 16위를 차지한 윤성빈은 평창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삼으며 아이언맨 헬멧을 선택했다.

그동안 그는 외국산 아이언맨 헬멧을 쓰고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국내 헬멧 제조 전문 업체인 홍진HJC이 제공한 맞춤형 헬멧을 착용했다.

일부 외신 기자가 그의 아이언맨 헬멧에 큰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성빈은 "트랙의 얼음 위를 지나가는 모습이 영화 속 아이언맨이 날아가는 모습과 비슷해서 특히 마음에 든다"고 설명했다.

결국, 윤성빈은 이 헬멧을 쓰고 꿈에 그리던 평창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사진=파파다키스 선수 인스타그램
사진=파파다키스 선수 인스타그램
◆ 뜻하지 않은 '의상 사고'에 곤혹…"최악의 악몽이었다"

한편, 이번 대회 기간 뜻하지 않은 의상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피겨스케이팅 팀이벤트(단체전) 경기에서 상의 후크가 풀렸던 민유라는 19일 개인전 쇼트 댄스에서는 의상을 일부 수정했다.

당시 풀렸던 목 뒤쪽 후크를 단단히 고정시키고, 등을 가로지르던 끈도 두꺼운 빨간색 끈으로 바꾸었다. 사고는 다른 팀에서 발생했다.

피겨 스케이팅 아이스 댄스 쇼트 경기에 임하던 프랑스의 파파다키스가 뜻하지 않은 노출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24팀 중 21번째로 무대에 나와 연기하던 도중 파파다키스 상의를 고정하는 목 부위 후크가 풀렸다.

경기 중 이를 알아챈 파파다키스는 손으로 옷매무새를 여러 차례 바로잡았다. 그러나 파파다키스가 시즈롱 팔에 기대 상체를 젖히는 엔딩 장면에서는 상체 일부가 중계화면에 그대로 노출됐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경기 도중에 발생하는 의상 사고는 선수들의 안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들은 결국 은메달을 따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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