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이 네덜란드 자동차 반도체 전문기업 NXP 인수 제안가를 47조 원대로 16% 상향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퀄컴은 NXP 인수가격을 2016년 10월 제안한 주당 110달러에서 127.5달러로 인상하기로 헤지펀드 엘리엇, 소로반 캐피털 등 28% 이상 지분을 보유한 NXP 주주들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총 인수가격은 약 380억 달러에서 440억 달러(47조2천500억 원)로 16%가량 늘어났다.

엘리엇이 NXP의 가치가 최소 주당 135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하는 등 NXP 주주들은 실적 개선을 반영해 인수가를 올리라고 퀄컴 측에 요구해왔다.

퀄컴은 최소 매입 조건을 종전 80%에서 70%로 낮추기로 합의하고 투자자의 지분 매도 시한을 다음 달 5일로 설정했다.

퀄컴이 NXP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NXP 주주 42%의 추가 동의와 중국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퀄컴은 현재 NXP 인수를 위한 승인 대상국 9개국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8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퀄컴이 엘리엇 등의 NXP 인수가 인상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싱가포르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방어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퀄컴의 NXP 인수가격 상향으로 퀄컴 인수를 시도하는 브로드컴이 인수 제안가 추가 인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브로드컴은 퀄컴 인수에 성공하면 주당 110달러 이상에 NXP를 인수하는 거래를 성사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적 있다.

그러나 브로드컴 측 소식통은 FT에 퀄컴의 NXP 인수가격 상향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시도를 중단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시도가 퀄컴의 NXP 인수가격 상향을 초래한 것 같다며,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다각화를 위한 차선의 안전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NXP 인수를 마무리하라고 퀄컴에 촉구한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퀄컴은 작년 11월 브로드컴의 주당 70달러 인수 제안을 거절했으며 지난 16일에는 주당 82달러(총 1천210억 달러)로 인상된 제안도 거절했다.
퀄컴, NXP 인수가 440억달러로 상향… "브로드컴 M&A 방어 포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