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 살 딸을 둔 직장인 김유정 씨(35)는 최근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아이가 감기에 자주 걸리자 실내 공기 질에 관심이 높아졌다. 회사에서도 집안 공기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를 샀다. 회의 도중 ‘우리 집 실내 미세먼지·생활가스 수준 나쁨. 공기청정기 작동’이란 스마트폰 알림 메시지가 온다.

가동 후엔 ‘우리 집 실내 미세먼지·생활가스 수준 좋음’이란 메시지가 도착한다. 김씨는 회사에서도 아이의 건강을 챙길 수 있어 업무 집중력이 높아졌다고 했다.

#2 "2시간 전 살균이 진행됐습니다.” 설 연휴 해외여행을 다녀온 박지혜 씨(29)는 정수기가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듣고 안심했다.

물 사용량에 따라 설정된 살균 주기에 맞춰 스스로 살균하고 진행 내용을 알려주는 정수기 덕분에 여행 후 바로 정수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사용하지 않는 시간대엔 자동 절전돼 전기료 부담도 줄었다.
SK매직 ‘슈퍼 청정기’ 3종
SK매직 ‘슈퍼 청정기’ 3종
공기청정기 정수기 안마의자 등 생활가전 제품이 똑똑해지고 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 덕분이다. 미세먼지, 생활가스에 오염된 실내공기를 스스로 정화한다. 매주 뜨거운 물을 끓여 청소할 필요도 없다. 살균 주기에 맞춰 스스로 살균한다. 물 음용량을 인지해 건강하게 물 마시는 습관을 길러주고, 48시간 이용하지 않으면 가족에게 문자메시지도 보내준다. 생활가전업계 관계자는 “IoT를 적용한 초기 제품이 단순히 알림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최신 제품은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IoT 제품과 서비스가 점차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스스로 정화

 코웨이 ‘액티브 액션 공기청정기’
코웨이 ‘액티브 액션 공기청정기’
SK매직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가스레인지 등 주력 제품에 IoT와 인공지능 기능을 적용,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 정수기는 제품 이상을 스스로 진단해 사용자의 스마트폰과 서비스센터로 전송, 신속하게 조치한다. 집 밖에서도 전용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물 온도, 공기청정, 가스불 등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슈퍼청정기 3종엔 인공지능 기반 자율청정 시스템을 적용했다. 공기청정기 스스로 실내 공기 질을 측정, 판단한 뒤 작동한다. 사용자가 별도로 제품을 조작할 필요가 없다. 시간대별로 실내 오염도를 분석, 공기가 오염되는 시간대에 미리 작동해 공기가 오염되는 것을 막기도 한다.

코웨이는 2015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IoT 기술을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했다. IoT 제품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실내 공기 질 측정을 시작, 약 110억 개의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액티브 액션 공기청정기 등이 있다. 이 제품엔 세 개의 인체 감지 센서를 내장했다. 센서를 통해 이용자의 주요 생활 공간을 파악해 해당 공간의 공기를 집중적으로 정화한다. 거실에서 아이들이 뛰어놀면 거실 방향으로, 주방에서 요리를 하면 주방 방향으로 회전한다. 집안 공기 질의 오염 패턴을 분석·학습해 오염도가 높아지는 시점을 예측한 뒤 선제적으로 작동하는 기능도 담았다. 올해 1분기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렉스엘 플러스’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렉스엘 플러스’
집중력 높아지는 안마의자

바디프랜드는 두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안마의자를 선보였다. 렉스엘 플러스다. 이 제품은 상체를 마사지해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목과 어깨 등 상체를 마사지하면 두뇌에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늘어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음악을 들려줘 두뇌를 각성시키는 기능도 있다. 명상도 할 수 있다. 명상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주요 혈자리를 부드럽게 눌러주는 동시에 낮은 주파수의 음악을 들려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는 “몸을 마사지하는 기존 안마의자 기능에서 벗어나 두뇌로 영역을 넓힌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조수현 바디프랜드 메디컬R&D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브레인 마사지를 받으면 집중력이 더 오래 지속되고, 비언어적 기억력도 향상된다”고 했다.

생산 현장에서도 빅데이터 IoT 기술 채택이 활발하다. 건축자재업체 KCC는 빅데이터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KCC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스마트 공장 구현을 위해 자동화를 추진하고 빅데이터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