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한국GM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대책과 관련해 한국GM의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이 GM 미국 본사에 직접 투자해 의사결정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민주평화당 'GM군산공장폐쇄 특별대책위원회'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긴급토론회에서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은 "산은이 GM 본사의 전략 주주가 되면 글로벌 생산전략에 참여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자동차산업 M&A(인수합병) 전문가인 김 회장은 "산은이 10억 달러(약 1조678억원)를 출자해 펀드를 조성하고 이 펀드가 약 3조5천억원 정도를 들여 GM 지분 5%를 취득하면 전략적 주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은이 GM 본사 지분 5%를 취득하면 3대 주주의 지위에서 경영 관련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GM이 한국 정부에 요청하는 지원 액수가 1조원이 넘는데, 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며 "산은이 펀드를 통해 투자하게 될 10억 달러는 그냥 GM에 주는 것이 아니고, 본사에 투자해 배당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GM 본사에 투자한 후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재협상과 연계될 수 있는 패키지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미국 산업에) 발전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측을 대표해 토론회에 참석한 김재홍 군산지회장은 "한국GM 조합원들은 설을 앞두고 공장 폐쇄라는 죽음과도 같은 선물을 받았다"며 격정을 토로했다. 김 지회장은 "우리가 양보를 하지 않는 게 아니다. 군산공장 폐쇄를 철회한다면 조합원들은 2년이든 3년이든 모든 것을 다 양보하고 내려놓겠다고 사측에 부탁했다"면서 "노조가 물러서야 할 것이 있다면 하겠다"고 호소했다.

민평당 조배숙 대표는 "작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이 중단된 데 이어 이번에 한국GM 공장 폐쇄 결정으로 군산과 전북 경제는 초토화됐다"며 "일자리 정부가 되겠다던 이 정부는 안이함과 무능함으로 이 문제를 예방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이어 "한국GM의 지분 17%를 보유한 산은이 적자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면서 "정부는 군산을 특별고용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공장 정상화 방안 마련과 함께 한국GM으로부터 투자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자유한국당 소속 정유섭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인천 부평이 지역구인 정 의원은 "다음은 한국GM 부평공장 차례가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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