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 보폭 넓히는 조현준, 베트남 이어 인도에도 대규모 투자
베트남 투자 결정 열흘 만에 인도에 스판덱스 공장 짓기로
1억달러 투자해 2019년 완공… 시장 수요 늘면 추가 증설
조 회장 "인도와 함께 성장"… 모디 총리 요청에 '통 큰' 화답
◆베트남 이어 인도 투자 확대
조 회장은 지난 18일 인도 뭄바이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중부 마하라슈트라주 아우랑가바드시에 스판덱스 공장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8일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꽝남성 타이어코드 공장 신설 등을 논의한 지 열흘 만에 또다시 해외 투자 카드를 꺼낸 것이다.
조 회장은 모디 총리에게 “인도는 세계 최대 섬유시장 중 하나로 앞으로도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며 “인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공장을 세우게 된 만큼 앞으로도 효성과 인도가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효성이 인도에 스판덱스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효성은 우선 1억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해 2019년까지 아우랑가바드시 인근 아우릭 공단 내 40만㎡ 부지에 스판덱스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시장 수요가 늘어나면 추가 증설 방안도 검토한다. 스판덱스는 탄력과 강도가 뛰어난 고부가가치 합성섬유로 ‘섬유의 반도체’로 불린다. 효성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세계 1위 점유율(32%)을 기록 중이다. 효성은 인도 공장 가동을 통해 60% 수준인 현지 시장 점유율을 70%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인도 스판덱스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16%에 달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한국은 인도의 고도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의 핵심 파트너”라며 “효성의 투자로 인도의 미래 경쟁력이 높아지고 산업 기반이 다져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효성의 스판덱스 공장이 편직과 염가공, 봉제 등 연관산업을 발전시켜 고용 확대 등 경제발전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 영역 넓히는 효성
효성은 2007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2012년부터 뉴델리에 무역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엔 중부 푸네지역에 초고압 차단기 생산공장도 설립했다. 현지 매출은 3억달러(약 3200억원)에 달한다.
조 회장과 모디 총리는 산업용 섬유와 중공업, 금융자동화기기 등 인도 사업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조 회장은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효성 신사업의 인도 진출을 위한 애로사항을 건의하고, 규제 완화 등도 요청했다. 중공업 부문에서는 인도 국영송전공사(PGCIL) 입찰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아울러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친환경 송전시스템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과 모디 총리는 이날 나란히 ‘마그네틱 마하라슈트라 컨버전스 2018 전시회’에도 참석했다. 효성의 스판덱스 공장이 들어설 예정인 마하라슈트라 주정부가 인도 경제개발 방향을 제시하고,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조 회장은 개막식 축사를 통해 “효성은 세계 주역으로 도약하고 있는 인도에서 미래를 찾고 인도인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회장은 라탄 타타 타타그룹 회장과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등 인도 경제계 인사들과도 환담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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