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새 먹거리' 면세점 첫 흑자
두산그룹의 골칫거리였던 면세점사업이 지난해 4분기 첫 분기 흑자를 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악재를 딛고 올해 첫 연간 흑자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18일 (주)두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면세점사업 하루평균 매출은 14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5억원 수준에서 1년 새 180% 증가했다.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던 면세점사업이 2년 만에 정상 궤도로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드 악재와 초기 투자비용으로 그동안 적자를 냈지만 대형 여행사 매출이 늘고 있어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2016년 5월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영업 첫해 477억원의 적자를 냈다. 흑자 달성을 목표로 잡았던 지난해엔 예상치 못한 사드 악재가 덮쳤다. 전년도에 비해 적자폭은 크게 줄었지만 13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건 지난해 말부터다.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두 개 층을 축소해 재개장하면서 효율성을 높였다. 신규 브랜드 입점, 적극적인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등으로 시장 점유율도 높아졌다. 두타면세점 점유율은 2016년 2.6%에서 작년 4분기 7.0%까지 상승했다.

면세점사업이 속한 두산그룹 지주사 (주)두산은 올해 면세점 부문 매출 목표를 전년(3898억원) 대비 85%가량 늘어난 7200억원으로 잡았다. (주)두산은 신사업인 면세점사업과 연료전지 두 부문에서 올해 877억원을 벌어들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두산은 지난해 두 부문에서 20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흑자전환과 함께 (주)두산은 올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겠다는 사업계획도 세웠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8.2%였다.

골칫거리이던 면세점사업이 올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사업군의 흑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두산그룹은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그룹의 중추 역할을 하는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좋은 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박 회장은 “여세를 몰아 올해는 그룹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