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235> 노후 의료비는 스스로 책임지고 준비해야
작년에 우리 국민이 노후 준비와 관련해 가장 큰 이슈로 꼽은 건 ‘의료비 증가’였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의료비 이슈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나 1인 가구 증가, 북핵 리스크보다 사람들에게 더 심각하게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의료비 파산, 메디푸어(medipoor: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인한 빈곤 계층) 등 생각하기 싫은 단어를 작년에 많이 접한 것도 원인이었던 것 같다. 이젠 노후생활비뿐 아니라 의료비도 사람들 인식 속에 중요하게 자리잡은 것이다.

흥미로운 건 연령이 높을수록 의료비 준비는 ‘국가 책임(32%)’이라기보다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61%)’고 대답한 사람이 많았다는 점이다. 특히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자녀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답변이 눈에 띄게 많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고령화가 큰 이슈가 되면서 많은 사람이 노후의료비 준비를 현실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뜻이다.

이렇게 노후의료비 준비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은 늘어나는 데 반해 실제로 노후의료비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는 양극화 현상이 계속됐다. 건강한 사람은 보장성보험에 가입하기 쉽지만 과거 병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은 종신보험, 건강보험 등의 보장성보험으로 더 완벽한 준비를 하고 싶어도 가입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최근에는 유병자들도 보장성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문이 넓어졌다. 과거 병력이 있어도 가입이 가능한 보장성보험이 나오면서 노후 준비의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유병자보험도 다른 보험에 가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따져봐야 할 것은 있다. ‘100세 시대’의 긴 세월을 사는 동안 내게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는 만큼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보장성보험이라도 노후에 생활비나 의료비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월 생활비를 지급하는 기능을 탑재한 상품도 있다. 사망보장금액을 줄이는 대신 연금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기대수명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만큼 보장 기간이 긴 상품인지도 확인해봐야 한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듯이 노후의료비도 별도로 준비해두지 않으면 점점 늘어나는 의료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노후를 위해 연금자산과 함께 의료비 준비도 시작해야 할 때다. 그 준비의 주체는 기본적으로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100세 시대에 가장 유리한 상품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자.

조윤수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