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사회 실현, 이동 수단에 머물지 말아야
-충전소 숫자보다 생태계 구축 계획이 먼저

친환경차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배출가스 문제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내연기관차를 전기동력차가 대체할 것이라 전망한다. 그래서 자동차의 '전기화(electrification)'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기 동력에 접근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배터리에 전력을 담아 모터를 움직이는 배터리 전기차(BEV),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해 달리는 수소 전기차(FCEV)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최근 수소전기차에 대한 언론과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주행거리가 600㎞ 이상으로 내연기관차와 비슷하다. 또 수소를 충전하는 데 3~4분이면 충분해 이용도 편리하다. 그러면서 주행 중 배출되는 물질은 깨끗한 물 뿐이다. 고성능 필터를 탑재한 덕분에 '도로 위 공기청정기' 역할도 할 수 있다.
[하이빔]'수소차'를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시각 차

그럼에도 수소전기차의 보급 속도는 더딘 편이다. 걸림돌이 되는 문제도 배터리 전기차와 비슷하다. 가격이 비싸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3년 현대차가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 ix를 내놨지만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12곳, 연구시설 등을 제외하고 일반인이 접근 가능한 수소충전소는 손에 꼽을 정도다.

사실 수소충전소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보다 어려운 일로 평가된다. 충전소 한 곳을 세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 30억~40억원에 달한다. 폭발 위험이 높은 수소를 취급한다는 점에서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도 높다. 나아가 설령 세웠더라도 수소충전소 사업이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반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래 수소사회'를 표명한 일본은 현재 전국에 100여 곳의 수소충전소를 확보했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다. 그러나 일본은 수소 이동수단 확대를 위해 충전소를 늘려가는 게 아니라 수소 중심의 생태계 조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토요타는 에너지기업 이와타니와 손잡고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실증 실험에 한창이다. 단순히 자동차와 에너지 업체가 손잡고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보급을 촉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수소를 매개체로 에너지 생산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서 '탄소 배출 0'을 목표로 한다.
[하이빔]'수소차'를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시각 차

수소 생산을 위한 전력은 요코하마에 위치한 1,980㎾급 풍력발전소에서 조달한다. 생산된 수소는 저장시설에서 압축 공정을 거쳐 수소 트럭을 통해 유통된다. 수소가 담긴 탱크를 옮기는 건 수소로 움직이는 지게차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차 누적 1만5,000대 보급, 수소충전소 310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수소차 가격을 5,000만원대로 내리고 버스나 택시 등 공공 분야에서 시범 사업을 시행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숫자상으로는 세계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목표다. 그런데 단순히 수소차를 보급하는 것 외에 보다 큰 그림은 보이지 않는다. 일본의 수소 사회 청사진처럼 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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